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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_ 김혜남, 박종석
다음은 책에 수록된 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다. 저자에 따르면 위 7가지 중 4가지 이상이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한다. 난 힘들긴 해도 우울증과는 거리가 있나 보다:)
너무 슬프고 공허하다, 하루 종일 우울하다.
모든 게 재미없고 흥미가 떨어진다, 아무 의욕이 없다.
입맛이 없고 체중이 감소한다. 혹은 반대로 폭식을 한다.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많이 잔다.
매일매일 피로하고 쉽게 지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반복적으로 결정 장애를 겪는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다.
한마디로 우울한 어른을 위한 정신과 전문의의 심리학책. 이 책은 우선 현대인이 겪는 무기력감과 우울함의 기저를 찾아 나선다.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내면에 숨어 있는 우울을 인정하고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면 그때 우울(마음의 상처)과 건강하게 이별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또 인정해야 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피하고 외면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마음의 저편에 숨어 처리되지 못한 감정의 잔재들은 끊임없이 나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후회와 불안의 과거를 극복하고 현재를 눈부시게 살아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책에는 공황장애, 강박증, 부모의 욕심, 성공 후 우울증 등 현대인을 괴롭히는 여러 우울 증세들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본인에게 해당하거나 궁금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발췌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물론 모든 이야기들이 하나의 큰 줄기를 중심으로 흐르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찬찬히 읽어보자.
9p 우울증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그리고 그 터널의 끝에는 밝은 빛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아무리 고통스럽고 괴로워도 희망의 끈만 놓지 않으면 그날은 반드시 온다.
117p 적을 알아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듯이, 내 마음속에 있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야 그것을 고칠 힘이 생긴다. 자아가 볼까 두려워서 부정하고 억압했던 기억을 인정하고 직시할 수 있다면, 그것은 비로소 자아에 그것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51p 불안하고 싶어서 불안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불안해하지 마.”라는 말은 정말 그 사람의 불안을 하나도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오는 말로, 가능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괜찮아질 거야.”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미 공황장애, 강박증, 외상 후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은 일 년이 지나도 오 년이나 십 년이 지나도 괜찮지 않아서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불안해하지 마.”나 “괜찮아질 거야.”와 같은 위로는 그들의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