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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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_ 미나토 가나에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

 

중학교 교사 유코는 미혼모다. 학부모는 물론 몇몇 학생들의 편견어린 시선이 있었지만 4살배기 어린 딸 미나미와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유코가 근무하는 학교 수영장에서 미나미가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까지는.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유코가 담임으로 있는 반 학생인 나오키와 슈야. 살인의 과정과 동기는 터무니없이 가벼웠고 또한 잔혹했다. 소년법으로 인해 13살 중학생인 이들은 형사 처벌의 대상이 아닌 상황, 유코는 무심한 법에 기대지 않고 사적 복수를 시작한다. 종업식 당일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나오키와 슈야의 우유에 에이즈 환자인 미나미의 아버지의 피를 탔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렇게 또 다른 비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는데 그 구성이 일반적인 소설과는 차이가 있다. 성직자, 순교자, 구도자 등의 이름이 붙어있는 각 장은 모두 화자가 다르며 책 제목처럼 저마다의 고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유코를 시작으로 살인사건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두 소년, 소년의 어머니 그리고 같은 반 학생까지(마지막 6장은 다시 유코의 이야기). 비슷한 시간대, 동일한 사건을 다루지만, 각자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에 읽는 이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인물의 입장에 온전히 공감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5명 각자의 이야기와 입장만이 있다. 저자도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한 가치판단은 내리지 않는다. 다만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상황을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들려줄 뿐이다. 일본 현지에서 미나토 가나에 작가는 이야미스의 여왕으로 불린다고 한다. ‘싫음, 불쾌함을 뜻하는 일본어 이야미스터리를 뜻하는 미스를 합친, 접하고 나면 언짢은 기분이 드는 미스터리를 나타내는 신조어다. 별명 참 잘 지었다. 분명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는데 책을 덮은 후에도 왠지 모를 찝찝함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2011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또한 수작이라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원작과 비교할 기회를 가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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