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이야기
카타리나 베스트레 지음, 린네아 베스트레 그림, 조은영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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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이야기_ 카타리나 베스트레

 

사람들이 종종 하는 농담(이지만 사실) 중에 이런 게 있다. ‘3억 분의 1이라는 확률을 뚫고 태어났는데 뭔들 하지 못하겠냐.’

 

3억 분의 1과 비슷한 확률로는 미국의 메가밀리언 복권을 찾아볼 수 있다. 이론상 3257만 분의 1의 확률로 당첨번호가 나온다는 이 복권은 1등 당첨금이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1조 원이 넘어가기도 한다. 그만큼 사람이 태어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은 모두가 겪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3억분의 1의 확률을 뚫었을 때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작디작은 하나의 세포가 어떻게 라는 존재가 되는지 깔끔한 일러스트와 함께 호기심을 채워나갈 수 있다.

 

6p 그런 내가 제일 좋아했던 책은? 그건 임신과 출산-예비 부모를 위한 실용 안내서였다. 어린 나는 동생과 함께 책꽂이에서 이 책을 꺼내어 임신 중 식습관에 관련된 앞부분은 넘기고 곧바로 70쪽을 펼쳤다. ‘성장하는 태아.’ 우리는 이 장에 홀딱 반해 작은 생명체가 점점 커지는 그림을 따라가면서 엄마 뱃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을 작은 남동생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생명에 대한 호기심으로 세포생물학자가 된 저자의 글과 동생의 일러스트는 이 책을 보다 특별하게 하는듯하다. 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난해한 과학 용어와 생물학 지식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다. 가벼운 내용은 아니지만, 저자는 쉬운 언어로 최대한 친절하게 독자들에게 생명의 신비를 이야기해준다.

 

책 속 태아를 그저 관찰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독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산모보다는 태아 위주로 생명의 탄생을 그려나간다. 그래서일까. 과학책에는 쉽게 하지 못하는 몰입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단순한 지식 축적보다는 의 과거와 존재를 돌아보고 생각할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200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책이다. 정신없는 시험 기간에 읽기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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