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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 빅뱅부터 2030년까지 스토리와 그래픽으로 만나는 인류의 역사
김민주 지음 / 김영사 / 2018년 10월
평점 :
아무래도 시험 기간 인지라 책을 읽는 시간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틈틈이 읽어둬야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방 한켠에 쌓여 있는 책들을 처리할 수 있는 동력이 남아있지 않을까. 이 책,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는 지금 상황에 읽기 딱 알맞은 상대였다. 500 페이지의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챕터 하나하나가 길지 않아 다양한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끊어서 읽거나, 흥미로운 부분을 먼저 읽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발췌독을 해도 큰 지장이 없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사실은 내일이 시험인 한 학생을 위한) 세계사 책이 아닐까 싶다.
크게는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순으로 총 8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의 소주제는 모두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추리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 19세기에 이미 빅뱅이론을 썼다고?’, ‘왜 국제정치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반복될까?’, ‘명나라는 왜 서구보다 앞선 정화의 항해 기록을 불태워버렸을까?’, ‘왜 인류 역사의 최대 호황기는 1950~1973년일까?’ 등 100여 개의 흥미로운 질문들을 통해 세계사의 맥을 잡을 수 있다. 내용을 읽기 전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떠올려보며 나름의 추론을 펼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컨설팅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저자의 역량이 세계사를 다룬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단순히 글자로만 쓰여있는 역사책이 아니라 지도, 도표 그리고 여러 통계자료가 적절하게 책에 담겨있어 보다 능동적,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다. 단순한 사실관계만을 보여주지 않고 과거를 조망하여 현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트렌드’를 내다볼 수 있게 한다는 저자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8번째 챕터가 2018년 현재가 아닌 2030년까지를 다룬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폴리매스’라는 단어가 기억에 남는다. 진정한 역사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심도 있으면서도 여러 분야에서 박식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는 비단 역사학자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연결’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현시대에서 각 분야 간의 연결은 물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힘은 새로운 기회의 토양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역사의 트렌드를 배우고 미래에 대한 나만의 답변을 준비해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