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 습관적인 생각을 깨는 생각의 습관 이야기
서재근 지음 / 휴먼큐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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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서재근

 

습관적인 생각을 깨는 생각의 습관 이야기.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제목만 봐서는 어떤 책일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늑대가 등장한다면 동물에 관한 에세이인걸까? 타스케는 뭐지 일본 소설인가? 사전정보도 없었고 부제나 뒤표지를 읽지 않은 채, 동기가 보내준 흐릿한(?) 사진으로 먼저 이 책을 접했을 때 든 생각들이다. 의도된 호기심일까. 광고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저자의 이력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통찰력 있는 기획자들의 남다른 생각법.’ 책의 뒷면에 쓰여있는 문장이다. 다른 구구절절한 부연설명은 없다. 딱딱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자신감 넘치는 이 문장이 책을 잘 표현하는듯하다. 기획자들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기획방법이나 구체적인 전략은 저자가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아이디어를 낼 때 필요한 사고방식’, 그리고 습관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는 통찰력이 이 책의 중심 내용이다.

 

서술 방식도 남다르다. 일방적인 정보전달이 아닌 소설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보다 능동적으로 책과 소통할 수 있다. 광고기획사 6년 차인 주인공 김지학 대리가 늑대(진짜 늑대다) 타스케 팀장이 이끄는 전략기획팀에 들어간 뒤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바탕으로 소설이 진행된다. 광고기획사라는 배경답게 마케팅, 광고에서의 경쟁PT가 주로 다뤄지며 실제 사례와 가상의 사례가 적절하게 섞여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브랜드 이름의 경우, ‘인텔엔텔, ‘솔의 눈소나무눈등으로 바뀌어서 나오는데 인텔의 사례는 수업 시간에 들었던 내용이라 반가웠다.

 

타스케 팀장에 대한 의심과 적대감을 지닌 채 팀에 들어왔지만, 고정관념을 깨며 점점 성장하는 김지학 대리를 따라가다 보면 읽는 사람 역시 여러 곳에서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과 함께 인식의 전환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문장문장으로 소개하면 전체를 읽었을 때 보다 그 효과가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정리해 둔 문장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95p 위대한 석학의 이론이라고 무조건 믿으려 들지 말고,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의견을 청취하는 자세를 취하라. 배운다는 것은 무작정 익히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생각이 교류하는 생각의 삼투압이다.

 

113p 가설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다 보면 보다 풍부한 방향으로 아이디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보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면 생각의 더듬이가 그 정보 밖으로 뻗는 것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128p 세상에 이치를 따질 필요도 없을 만큼 당연한 것이란 없어. ‘모른다는 것당연하다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이유도 모르면서 당연해 보이니까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 그게 바로 고정관념이야. 고정관념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대로 인정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겠나?

 

143p 문득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회의 중에 원래 그렇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오간다면, 혹은 너무 뻔해서 더 이상 다른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무언가를 만난다면, 앞으로는 그런 생각에 멈춰 서서 가만히 곱씹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당연한 건지, 정말로 원래 그렇고, 정말로 다른 가능성은 없는지, 당장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일단 메모를 해두고 틈날 때마다 그 생각들을 뒤집어보십시오.

 

187p 통찰력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각도의 문제입니다.

 

220p 말도 안 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상식은 상식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상식은 진리가 아니에요. 단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경험의 산물일 뿐입니다. 즉 상식은 그 자체로는 전혀 미래지향적이지 못합니다.

 

308p 하나의 이슈는 문제에서 비롯되어 이미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결과와 그런 결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영향을 끼치는 환경으로서의 사실’, 그리고 결과의 직접적 원인인 동시에 해결해야 할 본질적 과제를 의미하는 문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입체적인 시각은 여기서 결과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사실로부터 잘 분리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364p 조사는 인사이트의 부족을 메우는 보완재일 뿐이며, 무엇보다 인사이트란 조사를 계획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 중에 작동하는 상상력의 결과인 것입니다.

 

줄여도 이 정도다. 개강 전 정말 좋은 책을 읽었다. 특히 생각의 삼투압과 문제와 사실을 분리하는 통찰력은 계속해서 머릿속에 상기시켜야겠다. 꼭 기획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더라도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막힘이 있거나 다른 방법을 원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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