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옮김 / 김영사 / 200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의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가?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어딘가 다르다는 점은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혹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책은 위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각종 연구와 통계를 통해 동서양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조심스럽게 파헤쳐나간다.

 

저자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비교문화학의 대가답게 다각도에서 동서양의 차이를 분석한다.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되는 사상적 배경에서부터 사회 분위기, 교육 방식, 언어의 차이 등으로 인해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논리를 중시하고 사물의 본성을 어렵지 않게 인식하는 서양, 경험을 중시하고 주변 상황,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동양의 사유체계가 어디에서 왔는지 군더더기 없이 정리되어 있다. 두리뭉실하게만 떠다녔던 동서양의 생각의 차이를 구체적인 근거들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된 책이라 10여 년이 지난 지금의 관점에서는 조금은 당연한결론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저자와 동료들의 연구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양질의 설문과 인터뷰로 가득 차 있어 후에 더 도움이 될듯하다.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저자가 동서양을 비교하기에 앞서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대학원생 중 한 명이 이 책을 번역한 최인철 교수라는 것이다. 6월에 출간된 굿 라이프프레임등 여러 히트작을 낸 최인철 교수라 더 눈길이 갔다. 어쩐지 번역을 거친 교양서임에도 생동감 있고 쉽게쉽게 읽힌다 했는데 직접 연구에 참여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내공이 아니었을까.

 

책의 막바지에 저자는 동서양이 나아갈 수 있는 세 가지 가능성과 함께 본인이 지지하는 한 방향을 보여준다. 동양이 서구화되거나 사고의 차이가 계속되는 미래보다는 동서양의 차이가 수렴되어 긍적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가능성에 손을 들어주면서 낙관적인 주장을 펼친다. 세계화로 인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지구에서 셋 중 어떤 방식으로든 결과는 나올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동서양의 장점만 딴 조화로운 방법으로 세계가 진보할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