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Principles
레이 달리오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은퇴를 앞둔 위대한 경영자의 일생의 원칙들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서 시작해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가 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독특한 조직문화와 철학 때문일까. 브리지워터는 최근 몇 년 동안 지구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책에는 브리지워터를 설립한 투자자이자 기업가 레이 달리오의 일생의 원칙, 그리고 그의 기업 철학 및 시스템이 담겨 있다.

 

레이 달리오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유명세를 떨쳤으며 2017년 기준 헤지펀드 총수익이 497억 달러로 투자의 제왕조지 소로스를 앞서고 있다. 브리지워터를 운영함에 있어 원칙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고 이를 기업 문화에 녹여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5년부터는 직원들에게 이 책의 제목과 같은 ‘Principles’라는 자필 안내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책은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나의 인생 여정으로 저자와 브리지워터가 걸어온 길을 시대별로 설명한다. 저자가 의사결정의 지침이 되는 원칙들을 발견할 수 있게 이끌어준 경험이 주된 내용이며 성공보다는 실수와 실패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이 원칙의 보편적 인과관계를 헤칠 수도 있기에 이 부분은 읽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기가 가장 재밌어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금융이나 경제에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없으면 용어를 이해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자기계발이 아니라 경제, 경영 서적으로 분류된 이유가 바로 이 1부 때문이 아닐까.

 

2부와 3부는 각각 인생의 원칙일의 원칙을 다룬다. 인생의 원칙은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1부에서 간략하게 소개된 저자의 원칙들을 보다 깊이 있게 고찰하고 이를 일상생활과 브리지워터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럴듯한 말로 화려하게 포장한 것이 아니라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다량으로 접목한 원칙들이기에 실천하기가 어려울 뿐 그 신뢰도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듯하다. 일의 원칙에서는 브리지워터의 독특한 기업 문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효율적이고 탁월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인식과 시스템이 필요한지 생각해볼 수 있다.

 

나 같은 학생보다는 성공이나 실패의 경험이 있는 현직자에게 더 어울리는 책일듯하다. 텍스트만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아직 경험이 미천하기에 모든 내용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특히 3부 일의 원칙은 사회 조직에 몸담아보거나 이끌어 본 적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느끼는 바가 크게 다를 것 같다. 물론 일회독으로 평가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기회가 있을 때 여러 번 다시 음미해 볼 생각이다.

 

7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벽돌이라 모든 내용을 여기에 담을 수는 없었다. 기억에 남는 두 가지 키워드는 실수와 개방적 사고다. 그중 기꺼이 반대 의견을 말하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강조한 저자의 개방성이 와닿는다. 많은 이유와 원칙들이 있겠지만 레이 달리오의 업적 뒤에는 성공한 자의 폐쇄적 사고를 견제할 극단적인 개방적 사고가 있지 않을까. 은퇴를 앞둔 위대한 경영자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