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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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의 탄생 그리고 두 명의 천재 심리학자

 

저자 마이클 루이스는 경제학 석사 출신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며 저서로는 머니볼등이 있다(어쩐지 이름이 익숙하더라). 머니볼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이 선수 선발과 기용에 있어 통계학 등 새로운 기법을 사용하여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큰 성공을 이루는 내용을 다룬 스포츠 경영 서적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동명의 영화도 있다. 책과 영화 모두 야구에 딱히 관심이 없더라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본론으로 돌아와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는 지금의 행동경제학을 있게 한 이스라엘의 두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대니)과 아모스 트버스키(아모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행하는 인간의 판단과 선택을 설명한 전망 이론(Prospective Theory)’으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는 그의 행동경제학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아모스와 함께 진행한 연구와 오랜 친분을 소개한다. 책 속에는 보다 우리라는 주어가 훨씬 많이 등장했기에 먼저 세상을 떠난 아모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줄 답이 이 책에 있었다.

 

머니볼에서도 느꼈지만, 저자는 스토리텔링에 대단한 능력이 있는 듯하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사례를 통해 저자 본인이 머니볼에서 간과한 인간의 편향과 실수를 꼬집고 행동경제학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또한, 막연하게 이론이나 연구만으로 책을 구성하지 않고 두 심리학자의 어린 시절부터, 왜 심리학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확립했는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대니와 아모스가 어떻게 둘도 없는 동료가 되었는지 등이 시간대별로 구성되어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다. 한 편의 소설이나 일대기를 보는듯한 느낌을 경제학책에서 느낄 줄은 몰랐다.

 

두 학자의 연구 전반을 다뤘기에 예시 또한 풍부하다.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경제학의 기본 원칙을 깨트리고 체계적으로편향된 생각에 빠지고 항상 실수를 되풀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사나 교수 등 전문가 집단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난다. 공식이나 숫자는 거의 등장하지 않기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중에 하나다.

 

이 책은 대니의 저서(생각에 관한 생각)와 행동경제학의 크나큰 성공을 있게 한 뒷이야기. 그래서 책 제목에 프로젝트라는 단어가 따라온 듯하다. 생각에 관한 생각의 프리퀄 작품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흥미로운 이론은 물론 두 심리학자의 깊은 우정에도 여운이 남는다. 책은 아모스의 이른 죽음과 대니의 노벨상 수상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평생을 함께했던 동료의 죽음 이후에 받는 상이 대니에게 어떤 의미였을지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

 

리뷰를 쓰면서 이전에 읽었던 생각에 관한 생각을 다시 꺼내봤다. 책의 맨 앞부분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아모스 트버스키를 기리며>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던 한 문장이 지금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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