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도서관
김이경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집을 한 사람이 쓴 게 정말 맞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다양한 소재와 배경을 자랑한다. 공통점은 모든 작품 속에 책이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책을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이 쓴 느낌을 준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보통 단편 모음집을 읽고 나면 기억이 가물가물한 작품들이 한두 편 정도는 꼭 생기기 마련인데 이 책은 달랐다. 12편의 작품 모두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어떤 작품에서 감명을 받았다는 것을 떠나서 줄거리와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들이 또렷하다. 좋아하는 이 잔뜩 등장해서일까 이야기마다 뚜렷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어서일까. 신기했다.

 

저승을 거대한 도서관으로 묘사하고 그 안에서 본인만의 책을 완성해야 니르바나(열반)에 들 수 있음을 다룬 저승은 커다란 도서관’. 책에 대한 탐욕이 만들어 낸, 인피(人皮)로 제작한 책이 가득한 비밀스런 도서관을 물려받은 사내의 이야기 비블리오마니아의 붉은 도서관’. 책의 은 과연 누구일까. 분서갱유의 진시황,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불태운 테오필루스 등에 대한 고발과 변호, ‘다큐멘터리 책의 적을 찾아서’. 등등 독특한 누드 사철 제본의 책에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야기는 끝이 없고 항상 흥미롭다. 김이경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절로 관심이 간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기는 쉽지 않을텐데... 이렇게 장바구니가 또 늘어간다:) 읽고 싶은 책은 계속 늘어나지만, 시간은 점점 부족해진다. 아쉽기 그지없다.

 

책을 좋아하고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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