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은 왜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근 두 달 만에 읽은 김영하 작가의 소설. 이 책보다 먼저 구매한 김영하 작가의 다른 작품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장편 소설에 먼저 손이 갔다.

 

우선 이 책은 구성이 매우 특이하다. 어디부터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정보전달인지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처음부터 소설이지 않을까 싶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소설은 경남 밀양에서 전해져오는 전설인 아랑전설을 소재로 한다. 아랑전설이란 이름 자체는 낯설지 몰라도 내용은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밀양부사의 딸 아랑이 유모와 통인(관아의 심부름꾼)의 흉계에 빠져 목숨을 잃게 된다. 이후 밀양에 새로 부임하는 부사는 모두 의문의 죽음을 당하며 밀양부는 관리들이 꺼리는 기피 지역이 된다. 이때 밀양부사를 자원한 이상사라는 사람은 첫날 밤 아랑의 원혼과 대면하고 그 억울함을 듣는다. 다음 날 범인을 잡아 처형하고 아랑의 시신을 찾아 위로하여 한을 풀어줬다고 한다.

 

이 전설을 소개한 뒤 김영하 작가는 이야기의 틈을 찾는다. 이야기꾼의 본분인 익숙한이야기를 다르게쓴다는 것. 저자는 소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설로 풀어낸다. 역사 속 기록이나 전설에 등장했지만, 잠시 스쳐 지나갔던 인물을 이야기의 중심에 배치하기도 하고 아예 시간을 현재로 옮겨 아랑의 혼과 대한민국을 사는 한 남자를 만나게 하기도 한다.

 

역사소설과 현대소설 그리고 그 둘을 아우르는 정체 모를 또 하나의 이야기. 세 가지 시점이 짧은 호흡으로 이 책을 구성한다. 그래서일까 이야기 자체의 흐름보다는 다른 곳에 더 흥미가 갔다. 예를 들어 김영하 작가는 정말 이런 식으로 소설 속 인물을 만들어내고 뼈대가 되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일까 하는 사소한 궁금증?

 

저자 본인의 목소리가 곳곳에 담겨 있어 이야기에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이것도 저자가 의도했다고 생각한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소설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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