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
기예르모 델 토로.대니얼 크라우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온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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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머릿속을 맴도는 문구가 있었다.

 

그는 날 있는 그대로 봐줘요.’

 

편견 없는 시선과 사랑, 괴생명체와의 사랑을 다룬다는 판타지 소설의 포장을 쓰고 있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을까?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 대부분은 소위 말하는 소수자. 주인공 엘라이자는 벙어리이며 화가 자일스는 동성애자, 청소부 동료인 젤다는 흑인 여성, 과학자 호프스테틀러는 소련에서 온(소설의 배경은 냉전시대 미국) 외지인이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약간은 노골적인 느낌마저 든다.

 

이 책은 동명의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원작 소설이다. 특이한 건 소설의 저자와 영화감독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 주워들은 이야기지만 영화 촬영을 마친 후 영화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소설로 정리했다는 글도 있었다. 한 매체를 통해 담지 못한 이야기를 서로 보완한 게 아닐까.

 

영화와 다른 점은 괴생명체 데우스 브랑퀴아의 포획과정과 인물들의 상세한 배경 등이 추가되었다는 걸 꼽을 수 있겠다. 사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책을 다 읽고 관련된 여러 글을 읽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영화의 줄거리도 전부 알게 되었다. 시험 끝나고 영화로도 아 작품을 접하려고 했는데 아쉽게 그지없다. 그래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은 물론 음악상, 미술상 또한 수상했으니 분위기 자체를 눈과 귀로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잔혹하지만 매력적인 악역, 괴생명체와의 편견 없는 아름다운 사랑, 긴박한 갈등 부분과 몽환적인 마무리까지. 판타지이긴 해도 로맨스를 다룬 소설은 정말 오랜만인듯한데 어색하지 않게 책장을 넘겼다. 좋은 시간이었다.

 

PS 책 표지가 되게 반질반질한데 기분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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