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시간에 이러고 있냐면 이러고 있을 수 있는 게 이 시간뿐이기 때문이다.
24시간중에 온전히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몇 시간일까?
나는 자유의지를 의심하며
내게 주어진 시간들이 사실은 나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미리 그어진 타임라인 주변을 맴돌다 다시 이 시간에 도착하여 있음을 알고 있다.
잠시 후 잠들 것이다.
그러고 나면 이 시간을 갖기 위해 다시 24시간을 분투하여야만 한다.
나는 다시 되돌아 가고 싶은 시절이 없다.
되돌아 가서 제대로 돌려 놓아여 할 일 도 없고
설사 되돌려 놓는다고 해서 정말 좋아 질 것인지 확신도 없고
되돌아 간데도 지금 보다 확실히 더 좋은 시절도 없었고
설사 더 좋은 시절이 있었다 해도 좋은 일 못지 않게 안 좋은 일도 많았고
무엇 보다도 되돌아 가면 언젠간 여기로 다시 와야 하니 말이다.
...
진정 되돌아 가고 싶지 않은 것은 그때 그 얼굴을 다시 대한다면 내 심장이 온전히 버텨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 정신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