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노화 - 이시형의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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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의 시대는 가고 과잉의 시대가 왔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보다 '어떻게 잘 늙어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이시형 박사의 『행복 노화』는 노화를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습관이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내 삶의 조각들을 맞추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저자는 행복한 노년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행복 노화의 5대 요건은 다음과 같다. 건강, 장수, 경제, 좋은 인간관계, 사회적 역할. 이 중의 한 가지라도 부실하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행복한 삶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에 따르는 삶이라고 했던 말을 인용한다. 어떻게 늙어갈지 고민하며 30년 후의 나를 떠올려 보라고 조언한다. 노화는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내가 비록 초라한 처지에 놓여 있을지라도, 내 삶이 거대한 우주의 섭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단단한 믿음, 그리고 공동체와 인류를 향한 숭고한 사명감을 품고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영적으로 건강하다."라는 문장이 인상 깊었다.


행복 노화를 위해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은 과잉섭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인들은 생존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아 배고프지 않은데 계속 먹는 '배부른 영양실조형'이 많다고 했다. 반 공복 상태(하루 최소 12시간 공복 유지)를 유지해 유전자 속 '생존 스위치'를 켜야 대사와 순환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도파민적인 과잉 자극을 버리고, 내면의 평온을 찾는 '세로토닌적 생활 방식'을 제안한다. 


체질을 튼튼히 하고 식단을 관리하는 노력의 바탕에는 '정신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무리 영양이 좋은 음식을 먹고 오래 산다 한들, 내면이 무너져 있다면 그 노년은 비참할 수밖에 없다. 특히 노년기에 접어들면 젊음, 건강, 직함 등 눈에 보이는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때 상실감에만 매몰되면 절망에 빠지지만,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시기를 흩어져 있던 내 삶의 조각들을 하나로 모아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 대신 "그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라고 삶을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마음의 주권을 되찾고 싶다면, 오늘부터 잠시 업무를 멈추고 지금의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행복은 남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오늘 더 평온해지는 데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라고 한다. 내가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절망이 아닌 파란색 희망의 점으로 바꾸는 건 온전히 나에게 달렸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노화를 단순히 신체의 쇠퇴가 아니라 삶을 통합해 가는 과정으로 바라본 시각이었다. 건강 관리법보다도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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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빈자리에 - 괴물, 여성, 망자,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
권혁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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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이름이라는 기호 아래에는 타인과 대체될 수 없는 유일한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어진 이름보다 각자가 선택하고 만들어 온 삶의 방향을 따라 살아간다. 『이름의 빈자리』는 인간에게 있어 이름이 지닌 의미를 탐구하는 한편, 다양한 작품 속에서 자의에 의해 혹은 타의에 의해 이름을 잃고 살아가는 무명의 존재들을 불러낸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삶의 흔적과 이름의 빈자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되묻는다.

이름이 사라진 자리에서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고유함과 삶의 흔적은 단지 주관적인 믿음에 불과한 것일까. 『이름의 빈자리』가 소환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그들은 이름을 잃었음에도 기억하고 사랑하며 상처받고 욕망하는 존재로 살아간다. 이는 이름의 부재가 곧 존재의 소멸을 의미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이름이 비워진 자리는 한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묻게 만든다. 결국 한 사람을 규정하는 것은 이름이라는 표식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시간과 기억, 그리고 삶의 흔적이다.

여기서 자연스레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개명을 한 나와 이전의 이름으로 살아가던 나는 과연 다른 사람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그 이름 아래 축적된 기억과 경험, 그리고 삶의 궤적은 단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이름이 타인으로부터 주어진 표식이었다면, 지금의 이름은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향을 담아낸 표식에 가깝다. 이름이라는 외피는 달라졌을지라도 그 안에서 살아온 존재는 이어진다. 새로운 이름은 과거를 지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더 온전히 설명하기 위한 언어다. 그런 의미에서 『이름의 빈자리』는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결국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연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대한 해석이다. 이 작품은 여름날의 찬란한 첫사랑을 그린 영화로,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그러면 나의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라는 대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처음 이 대사를 들었을 때는 사랑의 절정을 표현한 낭만적인 고백 정도로만 여겼다. 그러나 『이름의 빈자리』는 이를 이름과 존재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읽어낸다.

서로의 이름을 바꾸어 부른다는 것은 단순한 애정 표현이 아니다. 그것은 한 존재를 자신의 내면 깊숙이 받아들이고, 동시에 자신의 존재 또한 상대에게 내어주는 행위다. 책에서 이를 "한 존재를 내 속으로 받아들이는 일, 나를 한 존재의 속으로 온전히 들이미는 일"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 장면은 이름이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한 사람의 존재를 담아내는 그릇임을 보여준다. 또한 이름을 공유한다는 것은 결국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가장 깊은 형태의 사랑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름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이름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이름은 우리를 부르는 표식에 불과하지만 우리를 완성하는 것은 그 이름 아래 쌓인 기억과 관계, 그리고 삶의 흔적이다. 그래서 이름이 비워진 자리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존재하며,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끝내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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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
복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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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를 배신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장르를 사랑하는 건 각오를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케이팝은 우리 곁에 있었지만 늘 배신했고 즐겁게 만들었다. 완벽한 성숙도 영원한 의리도 보장하지 않지만,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늘 케이팝을 담아두고 있었다. 시스템의 기만과 얄팍한 상술, 때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환멸을 일으켜 눈물을 펑펑 쏟아지게 만드는 세계다. 이 지독하고도 모순적인 케이팝을 이야기하자면 ‘슬픔의 케이팝 파티’ 기획자, 복길 작가의 신작 <펑펑>을 펼쳐보는 것을 추천한다.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말이다.

언젠가 팝송만 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을 들여다보니 실은 단 한 순간도 케이팝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때 온 마음을 다해 엑소의 세계관 엑소더스를 유랑하며 〈피터팬〉의 영원을 믿기도 했던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차마 음악은 미워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펑펑>은 케이팝의 화려함을 찬양하거나 냉소적으로 비판하지도 않는다. 대신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했던 기억과 그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들을 차분히 들여다본다.

이 책은 케이팝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친다. 힘들 때는 위로가 되어주었고, 즐거울 때는 두 배의 기쁨을 얹어주었던 음악. 그러나 그 사랑은 언제나 불안정하다. 영원을 약속하던 노래도, 무대를 채우던 사람도, 팬의 마음도 끝내 변하고 흔들린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책은 그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이유를 솔직하게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순간이 모두에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특정 아이돌의 이름과 무대, 팬덤 문화에 대한 기억은 누군가에게는 낯선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책이 기록하는 것은 특정 팬덤의 역사가 아니라 그 시절을 반영한 노래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문득 재생하게 되는 마음의 흔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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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 (초판 한정 양장) ㅣ 특서 청소년문학 48
뤼도비크 르콩트 지음, 장소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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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왜 나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지, 갇혀 있으면서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해 더욱 답답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작은 숨통이 되어준다. 모두가 학교로, 일터로 나아갈 때 혼자만 멈춰 서 있는 듯한 기분, 그 죄책감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선택했던 방이 어느새 감옥이 되어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나 또한 알고 있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왜 그토록 극복하기 어려웠는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당시 사회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쉽게 '실패자'로 규정했다. 잠시 쉬어갈 틈조차 허락되지 않는 삶 속에서 정해진 길을 벗어나거나 잠시 멈춰 서기만 해도 낙오자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그렇게 고립은 시작된다.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춰 걷지 않는 사람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낙인과 조롱은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것은 고립을 해소하지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는 무책임한 비난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가장 다정한 방식의 구원을 제시한다. 자기만의 방에 갇혀 있던 사람들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다. 같은 아픔과 혼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만나며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라고 안 될 게 뭐야?"라는 작은 용기를 품게 된다. 마음의 감옥을 깨고 들어오는 연결은 변화를 만든다. 백 마디의 위로보다 작은 하나의 행동이 더 쉽고 강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세상을 향해 다시 발을 내딛게 하는 단단한 효능감이 깨어난다.

방에서 나와 다시 나로서 세상과 마주하는 일은 거창한 결심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가 규정한 실패자의 틀을 벗어던지고 꾸며내지 않은 나만의 이야기로 삶의 여백을 채워 나갈 때 변화는 시작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 만든 감옥 속에서 마음을 찢어가며 숨죽여 울고 있을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다시 문고리를 잡을 용기를 건네는 가장 따뜻한 마중이자 숨통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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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왜 실패하는가 -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민낯과 가능성
이창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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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만 되면 쏟아지는 선거공약과 떠들썩한 선거유세는 투표 당일이 지나고 나면 거짓말처럼 수그러든다. 마치 단기 이벤트가 치뤄진 것처럼. 유세의 장이 사라진 자리에서 우리는 늘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현재의 정치는 국민을 제대로 대표하고 있는가? 이 무거운 질문의 블랙박스가 되어줄 책이 바로 이창곤의 <정책은 왜 실패하는가>다.

선거가 끝나도 시민들의 삶은 매일 이어진다. 그리고 정책은 시민들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때로는 평범한 시민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들이 불쑥 등장하곤 한다. 뒤늦게 비판 여론에 밀려 사과와 함께 철회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허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고민 끝에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일까. 시민의 상식과 이토록 괴리되어 있다면, 과연 그들이 우리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까. 현장의 목소리와 동떨어진 탁상공론을 마주할 때마다 느끼는 황당함과 무력감의 근원을 이 책은 정면으로 파고든다.

책은 한국 정당 정치가 마주한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의 정당은 이념과 정책 경쟁보다 선거 승리에 집중하는 ‘포괄 정당’의 성격이 강해졌고, 그 결과 시민의 요구를 반영할 정책 논의의 장은 점차 약화되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시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정책 의제를 장기적으로 고민하기보다 선거 주기에 맞춰 급조된 공약들이 국정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중앙대학교 장훈 교수가 한국의 정책 정당을 두고 “밤하늘의 북극성과 같다”고 표현한 대목은 이러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특히 정치인들 스스로 정책 역량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한 채 관료 조직과 사적 캠프에 의존하는 구조, 그리고 입법보다 시행령에 기대는 ‘시행령 정치’가 반복되는 현실을 정책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우리가 종종 마주하는 황당한 정책들은 개인의 실수보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 속에서 탄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실패를 멈추기 위해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먼저 선거만으로 시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는 통념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투표만으로는 정치 구조를 바꾸기 어렵고, 시민의 참여는 선거일 하루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책이 만들어지고 집행되는 전 과정을 꾸준히 감시하고 평가하는 시민적 참여가 민주주의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저자는 시민 참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제도적 한계도 지적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선거 중심의 정치 관행을 극복하기 위해 권력 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들은 방향성에는 공감이 가면서도 다소 원론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정책 정당의 육성, 권력 구조 개편, 시민 참여 확대 모두 중요한 과제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를 현실 정치 속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제시된다. 특히 해법의 상당 부분이 정치권의 의지와 제도 개혁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변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독자마다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는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는 데 있기보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정치 구조를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데 있다.

결국 저자가 지향하는 종착지는 명확하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정책은 정부와 국회, 사법부 같은 제도권 권력과 정치인, 교수 등 일부 엘리트 집단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시민단체와 언론은 주변부에서 이를 견제해 왔지만, 정작 시민은 완성된 정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위치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이러한 구조를 넘어 모든 주체가 상호 소통하고 견제하는 유기적인 ‘정책 생태계’의 구축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격렬한 소수의 독재를 넘어, 침묵하는 다수의 평범한 일상을 지켜낼 것”이라고 표현한다.

책은 단순하게 정책 실패의 사례를 나열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정치 구조의 문제를 추적하고, 시민이 정치와 정책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선거가 끝난 다음 날에도 왜 우리가 정치를 외면해서는 안 되는지, 그리고 민주주의가 투표만으로 완성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시의적절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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