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근희의 행진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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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젊은 근희의 행진>은 이서수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시대의 초상을 드러내어 그 반짝이는 순간을 조명하여 등장인물의 삶이 실제 우리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안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에 함께 행진하고 싶어진다. 거울과 같은 책은 꿋꿋한 마음으로 행진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었다. 


지나친 압박감은 사실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청년의 모습이 아니라 청년의 시선에서 바라본 청년의 모습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한세대를 간단한 알파벳으로 묶어 간단하게 정의 내리려 하는 게 사실이다. 사회의 갈등 요소와 여러 가지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지만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갈등만을 유발한다. 갈등만큼 또 쉬운 것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에 흔들리다 보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무것도 잡을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젊은 근희의 행진은 꼭 필요하다. 수많은 고민이 모여 자신의 삶의 형태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버거운 지금 기본적인 것조차 사치인 이들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도 함께 행진한다. 누군가에겐 그저 한탄에 불과한 어리광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때 겪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이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다. 불안정성으로 가득한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행진이 참으로 인상 깊다. 지금의 사회가 서로의 고통을 외면했다면 우리들만큼은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힘들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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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유산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송태욱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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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어머니의 유산>은 미즈무라 미나에의 장편 소설로 제39회 오사라기 지로 상 수상작이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애틋함의 내용을 자세하게 다루기보다 사망 후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통화에서 시작된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녀간의 사랑이 어쩌면 이들에겐 당연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의 유산은 재물을 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재물을 비롯한 정신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다.지금의 상황에서도 항변하지 못하는 자신을 혐오하면서도 홀로서기 위해 어머니의 죽음은 이루어져야 할 일이었다. 어머니가 사라지면 찾아올 불안감보다 해방이 더 즐거울 자매들의 감정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책은 자매의 이야기이지만 주로 미쓰키의 시선으로 다루어진다. 지나친 자기연민이 단순한 모녀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기도 했다. 


이들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선 과거를 설명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치우친 사랑은 누군가에겐 불공평함을 안겼다. 그렇게 익숙해진 불공평함은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오래 지속된다. 계속된 불공평함에도 불만스럽지 않았으며 항변할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마음은 절대 잊히지 않아 후회할 미래보다 지속되었던 결핍의 빈자리를 남겼다. 당신의 타성이 부질없는 초라함으로 남아 현실이 골치 아픈 문제를 외면하게끔 이어간다. 또한 늙음과 죽음 사이의 무감각함은 엄마뿐만 아니라 이때까지의 우리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서 어디엔가 자신과 닮은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증오할 수밖에 없어 그저 죽기를 바랐을 뿐이다. 이제의 비존중은 어머니가 감당해야 할 나의 유산이 되었다. 바로 보이지만 돌아가야만 마주할 수 있는 이상향처럼 자연스러웠다.


모녀 관계에 대한 직설적인 요소로 파격적인 전개를 서슴지 않았던 책 <어머니의 유산>. 1부와 2부로 나누어지는 구간에서 미쓰키의 변화를 마주할 수 있었다. 흘러가는 것에 맞추기만 했던 수동적인 태도는 죽음을 기점으로 적극적인 태도로 변화한다. 아마 어머니의 유산은 자매들의 자유도 포함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지난 세월 동안 강요된 사회적 요소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더 이상 어머니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지 않고 인생의 방향성을 자신이 직접 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만약, 그때 불공평함을 겪지 않았다면 지금의 독립성과 자신의 방향을 직접 그려낼 수 있었을까. 그토록 지워내고 싶었던 모녀 관계는 벗어날 수 없었지만, 자연스러운 이별을 통해 지난 그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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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근희의 행진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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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시대는 한 세대를 너무 간단한 알파벳으로 묶어 간단하게 정의 내리려 한다.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않는 냉소적인 사회의 청년들의 모습을 소설 <젊은 근희의 행진> 통해 보여준다. 모든 것이 버거운 지금 기본적인 것조차 사치인 이들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도 함께 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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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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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 넷플릭스 시리즈 영상화 결정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찬사를 받는지 정말로 궁금해졌다. 영화의 시점은 총 4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누구인지 추리하는 것이 하나의 재미로 다가온다. 또한 한번 펼치면 접을 수 없는 몰입감과 책 전체 분위기에서 흐르는 긴장감은 의외의 부분에서 또 다른 반전을 선사한다. 그 반전은 너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그것이 반전이었다고 생각할 때, 더욱 소름 끼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영상화가 된다면 어떻게 표현될지 상당한 기대감을 준다.


아무 의미 없어질 것 같은 결혼의 끝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는 어밀리아. 이 모든 것들이 거짓말 같아서 미래에 집중하며 현재를 바로 잡을 시도를 한다. 이상적인 부부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던 모습의 이면엔 해결하지 못했던 갈등의 뿌리가 깊게 박혀있었다. 그렇게 상당히 많은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실패했던 어밀리아와 애덤은 상담사의 추천으로 부부 여행을 떠난다. 눈보라를 뚫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 두 사람은 예배당에 도착했지만 머무는 내내 왠지 모를 찝찝함에 두려움으로 가득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과연 그들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관계라는 건 참 어려운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흘러갈 때가 많아 책이나 영화처럼 정해져 있지도 않고 덮는다고 해서 덮어지는 부분이 아니라 어렵다. 어떻게 올바르게 맺고 어떤 확신이 들어야 가위바위보처럼 무작위로 결정짓지 않아도 될지 확실히 결정짓기로 한다. 차마 하지 못했던 말들은 더 세밀한 그들의 속마음과 편지로 드러난다. 하지만 그 감정이 또렷해질수록 그들이 알고 있는 현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비밀은 타인이 몰랐을 때만 성립되는 것이다.


부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현재는 상당히 달랐지만, 서로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는 다른 것들이 진심을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리고 그들도 모르는 사이 한켠에 묻어둔 기억들이 형체를 드러내며 알고 있던 사실을 무너뜨릴 만큼 커져 있었다. 그 사실은 상황이 닥쳐왔을 때,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눈치챘을 땐 너무 늦었다. 둘 중의 한사람은 다시 돌아갈 수 없었으니까.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서 했던 가위바위보가 과거와 현재를 결정짓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되었다. 정말 그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사람은 변하고 지키기 힘든 약속은 깨진다는 말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맴도는 결말이었다.


41p 사랑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는 굳이 표정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마음으로 알 수 있으니까. 만약 모른다면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217p 내가 당신에게 열쇠를 선물한 이유는 모든 진실을 털어놓고 싶어서야. 더는 우리 사이에 비밀이 없기를 바라. 하지만 당신이 포장지를 풀고 열쇠를 발견했을 때의 표정을 보고 나서 아차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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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2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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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식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현재의 시점은 보면 볼수록 수상한 점들로 가득했다. 단순한 시각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때론, 사랑이 눈앞을 가리고 때론, 누군가에 의해 위협을 겪게 되지만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는 기지를 발휘한다. 홀로가 아닌 여러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진실의 조각, 그리고 그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진정한 민족을 위한 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이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들이 죽은 이유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책의 흐름은 소소한 의문에 답을 가져다준다. 어쩌면 모두가 외면해왔을  그것이 원하는 답이 아닐지라 하더라도 한번쯤은 고민해보아야 할 부분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뚜렷하지 않더라도 생각을 조금씩 잡아나가며 처음과는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내려놓을 수 없는 현재의 문제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금씩 풀어가며 이상을 실현한다.


바로 주체적인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이 어떤 세력에 의해 저지되었고 그 이후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늘 같은 선택을 하는 이들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지만 남북이 분단된 휴전 국가 라는 사실을 잊곤 하는 것 같다. 어제만 해도 그와 비슷한 소식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혼란을 빚었고 이와 유사한 상황이 생겨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늘 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를 풀어내며 왠지 모를 통쾌함을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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