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강재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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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강재훈 작가가 30년 넘게 나무와 함께하며 얻은 깊은 통찰을 전해준다. 특히 글과 함께 실려 있는 사진은 문장의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고 여유를 가지며 세상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를 강조한다. 현실의 바쁜 일상에서는 그런 여유를 즐길 수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나무와의 소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평온함에 대한 갈망은 특히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조차 없는 요즘, 우리는 언제나 서두르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쫓기며 살아가고 있다. 늘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서있는 나무와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좀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나무처럼 뿌리 깊게 뿌리내리며, 변화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고, 마음을 고요하게 유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여유와 평온함을 찾아가는 여정은 이 책을 통해 시작된다.

 

나무의 역할은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있으며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더욱 심해진다. 사계절을 마주할 수 있는 자연의 경이로운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더 이상 눈으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구의 생태계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변할 줄 모른다. 책은 그렇게 무의미하게 사라져 가지만 그래서는 안 될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 속에서 숲의 일원인 나무처럼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할까? 나무와 자연 속에서의 평온함은 우리가 현실에서 찾고 있는 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강재훈 작가는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얻은 내적 안정감과 평화로움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그는 우리에게 현실에서도 나무처럼 뿌리 깊게 자라고, 변화에 저항하며 고요함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는 심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순히 나무와의 소통을 통해 평온함을 찾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에 더 많은 의미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여겨진다. 나무처럼 고요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의 삶에 더 많은 의미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나무는 우리에게 영원한 조력자이자 우정을 주는 존재이며, 우리도 나무와 함께하여 변화에 맞서며 평온한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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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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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뀔 것 같지 않을 것 같은 세상에도 미세한 변화가 있다면 저항 해보시겠습니까? 이기지 못할 상대라 하더라도 그 상황을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울 용기를 건네주는 책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는 정보라 작가의 자전적 SF 소설이다.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을 넘어 서로 존중하고 더 나아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독창적인 설정과 섬세한 캐릭터,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이야기 전개로 흥미를 더한다.

 

해양생물을 소재로 한 이 책은 여섯 종의 해양 생물인 대게, 상어, 개복치, 해파리, 고래, 문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공통된 주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이야기에 녹여낸 사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인식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선택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지구의 모든 생물체가 함께 공생하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준다.

 

저마다의 투쟁을 통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 사람들이 물론 존재하지만 별 소득 없이 자신의 의지만 확인하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을 존중하는 전제하에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여 최종적으로모두가만족할 만한 결과를 불러온다면 너무나도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도 다방면으로 적절한 해답을 찾아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쉽고 간편한 선택인 항복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여 이상적인 사회를 위해 맞서 싸워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책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사회문제를 녹여낸다. 의견을 내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게 된 이 세상에서 날카로운 문제 지적을 통해 직접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안 또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확실할 뿐만 아니라 다른 의견도 존중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는지는 상관없이 꼭 봐야 하는 책이다. 저항의 의지와 자신의 목적이 뚜렷한 누군가의 모습을 투영해 보다 더 강렬한 목적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더욱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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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셋 2024
송지영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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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워크숍 프로젝트 《셋셋 2024》는 작가, 출판사, 독자의 만남을set’한다는 뜻을 품은 시리즈로, 6개월간 진행된 프로젝트 셋셋 2024는 소설가 3인과 시인 3인의 작품이 실렸다고 한다. 매해 한국문학의 샛별이 될 소설과 시로 독자를 찾을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2024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작가인 이지혜 시인의 첫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어떤 모습일지 책을 통해 얼른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셋셋> 글은 마음속의 말들을 옮겨낸 듯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다. 그렇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흔적은 어느새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책의 언어들이 소용돌이쳐 마음에 콕하고 박힌다. 그래서 내가 소설을 읽고 느낀 것과 작가의 의도가 맞물리는지 궁금해졌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소설은 또 오랜만인 것 같아 반가웠다. 오만가지의 감정들이 담겨 있는 글을 조금은 오래 기억하고 싶어졌다.

 

유한한 삶 속에서 우리는 항상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에 따라 삶을 꾸려간다. 책에서는 인간이라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루며 더욱 공감 가는 요소들이 등장했는데, 그중 하나가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언제나 고민하게 되는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여러 소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재채기> <기다리는 마음>이 가장 그러한 부분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 아니었나 싶었다. 끝맺음과 자신의 내면 그리고 삶. 그 삶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며 자신의 내면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또 어떻게 끝맺을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세심하게 다뤄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각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다양한 주제를 소설에 담아낸다. 일상의 숨겨진 이야기를 조명하고, 사회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드러내고,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모습을 통해 다채로운 문학적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셋셋>은 신예 작가들의 탄탄한 문체와 독창적인 시각을 통해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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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 영 케어러와 홈 닥터, 각자도생 사회에서 상호의존의 세계를 상상하다
조기현.홍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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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현 영케어러 활동가와 홍종원 의사의 대담집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는 돌봄이라는 개념을 사회 전반의 과제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책이다. 책은 돌봄의 개인적, 사회적 의미부터 돌봄 위기의 원인과 해결 방안까지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며, 우리 사회가 진정한 돌봄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돌봄,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과제로 떠오르는 만큼 책은 돌봄의 다양한 얼굴을 비추고 있다. 또, 돌봄을 단순히 '누군가를 돌보는 행위'로 정의하기보다는,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는 상호 의존적 관계를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가족, 친구, 연인 등 가까운 관계에서부터 의료 현장, 사회 시스템까지, 돌봄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책은 이러한 다양한 돌봄의 얼굴을 조명하며, 각각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이 책은 돌봄을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돌봄은 모든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일이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돌봄의 주체임을 강조한다. 또한, 돌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돌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함을 역설한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돌봄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각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과 함께 균형 잡힌 돌봄 관계 형성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돌봄 위기의 근본 원인을 파헤치며 한국 사회가 직면한 돌봄 위기의 근본 원인을 탐구한다. 고령화 사회 진입, 개인주의 심화, 시장 경제의 확산 등 사회 구조적 변화는 돌봄 노동의 부담을 가중하고,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분석하며, 돌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봄 노동의 가치 인정, 돌봄 서비스 확대, 돌봄 공동체 형성 등 구체적인 정책과 사회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단순히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돌봄 사회를 향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돌봄 노동의 가치 인정, 돌봄 인프라 확충, 돌봄 공동체 조성 등 다양한 정책적, 사회적 변화를 통해 돌봄 위기를 극복하고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또, 돌봄에 대한 새로운 관점 제시하며 돌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새롭게 바꿔놓는다. 봄은 개인의 몫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임을 일깨우고, 돌봄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함께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을 통해 돌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돌봄 사회를 위한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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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창창 - 2024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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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재인 작가의 <별빛 창창>은 억압적인 엄마와의 관계, 좌충우돌한 일상, 그리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내는 장편 소설이다. 섬세한 문체로 옹호의 내면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또한, 유쾌한 캐릭터를 통해 웃음 선사하며 잔잔한 감동을 전달한다. '별빛 창창'은 개인의 꿈과 가치,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작품이다.

 

이름 곽용호. 태몽에 용과 호랑이가 등장해 지어진 이름이다. 거창한 태몽, 이름과는 달리 스물아홉의 용호는 어느 것 하나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용호는 어쩌면 자신의 근본부터 잘못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엄마는 드라마계의 유명 작가이다. 엄마의 명성으로 인한 사람들의 비교, 왠지 모를 압박감은 자기 삶에 대한 방향감을 잃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처음부터 무기력함으로 가득한 건 아니었다. 미래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쓸모 있고 가치 있는 인간으로서 증명받고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절대 나아지지 않는 현실과 계속된 실패로 인한 좌절감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냈다.

 

엄마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모녀 관계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진다. 그리고 오해 또한 산처럼 쌓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용호의 마음속에는 자신의 이름이 엄마의 특별한 존재와 서사를 쌓아 올리는 도구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엄마에 대한 애정보다는 증오의 마음이 커지던 찰나,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엄마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때, 드라마 제작사에서 연락이 와 엄마의 신작 드라마를 대신 집필해달라는 제안을 해온다. 무가치하다고 여겼던 자신에게 해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일종의 불안감도 있었던 반면, 무직이었던 자신에게 일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고 작가가 꿈이었던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초등학교 문학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이자 옛 애인인 장현과 함께 드라마드림 런처스대본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상할 정도로 순조로운 작업 중 사라진 엄마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는 소식에 누구도 찾지 않는 곳광혜암에 도달하게 된다. 찾아오는 이가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스산한 암자에 엄마가 있다는 것이다. 과연 용호는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무채색, 투명 인간, 무기력한 존재, 엉성한 습작 스케치 같은 사람. 그 또렷하지 않은 단어들은 모두 용호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비교보다 더 용호를 힘들게 하는 건 바로 엄마였다. 그 누구보다 엄마를 사랑하는 딸이지만 동시에 증오의 감정을 피어오르게 하는 대상이었다. 결과론적으로 자신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주었던 엄마에게 느끼는 당연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사라지게 되고 뚜렷한 목표 없이 살아가던 용호에게 꿈이 생기게 된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의 목표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가족의 소중함과 내면의 성장을 통해 자신이 이때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쩌면 엄마에게도, 용호에게도 거리가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공간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여유롭게 존재했다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결과를 맞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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