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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배달 톡 :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
박현숙 지음, 윤세정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8월
평점 :
어릴 때, 무심코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그때는 정말 간절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소원이 된다면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아이들이 소원을 빌고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야기는 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작품에서 소원은 무언가를 이루어 주는 마법에 그치지 않는다.
진경은 어릴 때 학교에 가기 싫어서 ‘학교에 가기 싫다는 소원’을 빈 적이 있다. 주의 사항을 잘 읽어보라는 말이 있었지만, 당시의 진경에게는 소원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였다. 그렇게 무작정 빌어 우체통에 넣은 소원은 오랫동안 잊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선생님이 된 진경에게 어느 날 ‘늦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조각 케이크 기프티콘이 도착한다.
선생님이 된 진경은 어느 날 시온이 학교에 나오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듣는다. 교장 선생님인 아버지와 시온의 어머니가 이유를 묻지만, 진경 역시 그 까닭을 알 수 없다. 그런데 시온의 앞에 설 때마다 의문의 소리가 들려오고, 진경은 자신도 모르게 그 소리를 따라 말하게 된다. 상황은 점점 복잡해진다. 선생님이 학생을 차별한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가율과 가온은 절교하기에 이른다.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진경에게는 어느 것 하나 쉽게 수습할 수 없는 일들뿐이다.
사건의 진실은 뒤늦게 이루어진 소원에 있었다. 어린 시절 진경이 빌었던 소원이 이제야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소한 소원은 뜻밖의 오해를 불러일으켜 학생들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오래전 스쳐 지나간 소원이 현재의 진경을 가로막은 것이다. 학교를 가기 싫었던 그때의 마음은 이미 사라졌음에도.
이 이야기는 소원을 함부로 빌지 말라는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말을 하고 감정을 느낀다. 좋아하던 일이 어느 순간 귀찮아질 수도 있고, 싫었던 일이 다시 좋아질 수도 있다. 그때의 감정은 분명 진짜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때로 순간의 감정을 너무 쉽게 ‘소원’으로 전환한다. 지금 싫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지기를 바라고, 지금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진경이 어린 시절 무심코 빌었던 소원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소원을 빌기 전에는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고 싶은 것인지. 어쩌면 소원을 이루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내가 무엇을 진짜 원하는지 알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때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다행인 소원도 있을 것이다. 그 무심코 빌었던 소원이 시간이 지난 후, 내 마음이 변한 뒤에도 나를 따라올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