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내일에게 (청소년판) - 숨이 막힐 때 주문처럼 특서 청소년문학 47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들이 다정했으면 좋겠다. 설령 다정스러움을 배우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내일이나 마찬가지인, '내일'의 아이들에게 다정함을 베풀면 얼마나 좋을까. 김선영 작가의 장편소설 <내일은 내일에게> 속 아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위태로울 만큼 비정하다. 살아내는 것 자체가 속도가 나지 않는 ‘저지대’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자신도 위태로움을 느낀다. 목적의식 없이 삶을 살아내야 하는 이 잔인한 세계에 작가는 섣부른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작위적인 구원 대신 누군가의 다정함을 조금씩 밀어 넣는다. 비록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그 다정함이 곁에 존재한다면, 오늘을 겨우 버텨낸 아이들도 마침내 다가올 내일을 기대하게 되지 않을까. 이 작은 온기가 비정한 현실을 ‘회복’의 가능성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소설이 비추는 공간은 햇빛이 들지 않는 '저지대'다. 재개발도 비껴간 동네. 주인공 연두가 살아가는 이 낙후된 동네는 주변과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결핍이 대물림 되는 현실도, 앞이 막막한 미래도 연두에겐 달갑지 않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현실 속에서도 연두는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하는 것도 멈추지 않는다. 변화는 뜻밖의 공간에서 시작된다. 집 앞에 새로 생긴 '카페 이상'에서의 아르바이트에서부터다.

바깥의 세상과는 다르게 부드러움과 달콤한 향기가 퍼지고, 사장님의 손에 의해 따뜻한 온기가 내려지면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내린다. 이전과는 달라진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니 혼자인 것 같았던 저지대의 밤이 다르게 보였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결핍을 안고 이 부드러운 완충지대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커피를 내리는 행위는 단순히 음료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나와 타인의 세상을 조율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기도 하다. 타인에게 온전히 초점을 맞추는 일처럼 보이지만, 결국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를 통해 누군가의 세상을 본다는 건, 타인에게만 맞추어지던 시선이 마침내 내 안의 중심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다. 아마 연두는 이상 카페의 사장님처럼 다정함을 가득 품고 있는 어른이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