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의 일 년
이창래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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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래 작가의 <타국에서의 일 년> 9년 만에 출간되는 장편 소설로 낯선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청년의 성장과 변화를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의미를 던지는 작품이다. 꽤 굵은 두께를 자랑하고 있는 소설이며 긴 두께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낯선 소설 세계의 이방인으로 초대된 것처럼 속에 빠져들어 이창래 작가 특유의 독특한 문체와 표현을 흠뻑 느낄 있었다.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이의 생애를 담아낸 만큼 타국에서의 년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해졌다.

누군가의 삶에 있어서 일 년이라는 시간은 평생을 좌우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특히 누군가가 사랑을 대체할 수 있는 어떤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와의 평생을 꿈꾸기도 한다. 틸러는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잊지 못하고 마음의 결핍을 키워왔다. 아빠가 있었지만,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고 서로에게 있어서 두터운 거리감만 더해질 뿐이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그는 정말 낯설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리는 이를 따라간다. 정해둔 길로 가 있었지만, 우연히 마주한 퐁에게 이끌려 떠난 낯선 세계는 평생 잊지 못할 타국에서 일 년이 되었다.

정해진 길로 가 과연 자신을 위한 것이었을까. 만약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면 그런 이끌림에 따라가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타국에서의 일 년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철저하게 무책임했던 과정을 거치면서 진정한 책임감에 대해서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게 되면서 전과 다른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책임지지 않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 등 한없이 그 시간에 멈춰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과거의 기억을 되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의식 중의 생각에서 벗어나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제는 깨닫게 된 것 같았다. 자신이 겪었던 상처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아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하고 펼쳐진 것일지도 모른다.

평생의 결핍은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낯선 세계로 이끈다. 본인의 의지인지 혹은 필연적 운명인지 모를 그 세상의 존재는 지나고 나서야 명확해진다. 그 일 년이 구렁텅이로 이끄는 현실이 된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나일 수 있게 만드는 시기가 되었다. 여전한 결핍과 대상이 달라진 채, 그대로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회피를 위한 선택을 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바라던 삶에 도달하지는 못하더라도 나아가는 힘을 얻는 것만으로도 과거와 다른 내 모습을 만들어 가는 과정 중 일환으로 여겨진다. 비록 타국에서의 일 년을 생각하면 비참하고 꼬꾸라질 것 같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많은 것들이 변한 것임은 틀림없었다. 삶은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책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현재 상황이 이렇게 된 건 과거의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틸러는 여전히 결핍을 가지고 있지만, 결핍을 직시하고 마주하게 된다. 결핍을 완전히 극복하는 어려운 일이지만 상처를 마주하는 순간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그렇게 첫걸음을 틸러가 진정한 성장을 이루는 변화를 일으키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결핍과 성장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소설은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보여주는 같다. 또한, 결핍을 완전히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결핍을 직시하고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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