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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말들 - 프랑스어가 깨우는 생의 순간과 떨림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9월
평점 :
언어는 생활이며, 말을 담는 그릇이다. 하지만 언어를 안다고 해서 그 사회를 살지 않고는 그 언어를 이해할 수 없다.
특히나 말의 뉘앙스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건 특정한 나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를 반영하는 언어를 알아야 하고, 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곳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한다. 그래서 20년간 파리에서 느끼고 담아낸 이 책이 더욱
유용하게 느껴지며 미세한 뉘앙스를 느끼게 만들어 준다. 프랑스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역동적 역사의
흔적은 다양한 면모를 통해 드러난다.
혁명이 중심이 된 프랑스에는 과거 이데올로기로 인해 억압된 개인의 자유와 욕망이 터져 나왔고 이는 곧 프랑스의
단단한 개인주의의 토대가 되었지만, 한국은 독립부터 혁명까지의 공동체 의식이 국가적 위기와 겹쳐 함께 ‘빨리빨리’ 문화가 정착된 모습이다.
한국은 전체에 중점을 두며 거침없이 나아가지만, 자아에 중심을 두는 프랑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을 유지하며 여유로움을 유지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뛰어다니는 건 오로지 자신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뛰어다니며 익숙해지는 프랑스 어휘는 프랑스의 ‘doucement 두스망 – 부드럽게’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했다.
느긋하면서도 개인적이며 삶을 살아가는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과 어휘에서는 그들의 자부심이 가득 묻어나온다. 개인과 공동체를 모두 존중하며 ‘Solidarité 솔리다리테 – 연대’의 따뜻함을 마주하게 된다.
생존을 넘어 살아가는 삶을 위해 끊임없이 ‘Le doute 르 두트 - 의심’하는 정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전염병이 번지고 전체적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통해 더욱 많은 변화를 불러오게 되는데, 그렇게 각박해진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문득, 책에 나온 프랑스의 어휘처럼 한국에서는 어떤 어휘가
대표가 되어 소개될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