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는 둘레나 끝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눈에 띄지 않고 굳이 보려고도 하지 않은 부분을 뜻한다. 내가 독립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저자는 가장자리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을 가운데로 시선을 모아 이야기를 펼치는데,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어떠한 순간에도 개입하지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만으로도 모순된 점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이때까지 외면하고 또 은폐해왔던 사실 밑의 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세분된 단편이지만 왠지 모르게 이어진 등장인물들을 통해 중앙에 쏠려 끊임없이 가장자리의 이야기를 외면했던 우리들의 우리의 시선을 고정한다. 가장자리의 이야기이지만 중앙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조금은 어려운 이 책은 끊임없이 설명하며 외면하고 살아왔던 우리를 끝끝내 자각하게 한다. 그렇게 중앙에 있는 이들은 현재의 범위에서 끊임없이 중앙을 넓히며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을 더 좁은 가장자리로 밀어내며 ‘기득권’이 되어가고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을 같은 굴레에 가둠에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게 가장자리로 밀어낼수록 또 다른 약자의 모습으로서 더욱더 가까워지는 그들에게 과연 선택지가 있었을까.그들의 굴레가 같은 세계에 살아가지만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도 모를 그 누군가에게 단 하나의 선택만을 쥐여 주었던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자신에게 독이든 아니든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가장자리의 사람들은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잔혹하고 처절하게 망가진 삶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발견하여 끊임없이 헤엄친다. 책 표지의 눈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책을 읽기 전 표지를 볼 때와 책을 읽고 나서 표지를 볼 때가 다르게 느껴져서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