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비에도, 기록에도 남아있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가 '관통당한 몸'에서 펼쳐진다. 전시 강간이라는 단어만큼이나 끔찍한 증언이 책에 빼곡하게 담겨있는 이 책은 역사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전시 강간과 더불어 언제나 전리품으로 여겨졌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책을 완독하는 데 있어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더는 전쟁에서 관통당한 몸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 어떤 사람도 보호받지 못한다."전쟁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어난다."전쟁이 끝나고 나면 전범들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지만, 전시 강간에 대한 언급이나 처벌은 극소수에 달한다. 어떤 상황이든 '그 후'가 중요함에도 전쟁이 끝나고 나서 피해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성별,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자행되고 있는 강간 피해자들은 만 명을 넘어가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배제되어 재판이 열리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2차 가해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전시 강간은 같은 패턴을 보이고 처벌도 미미한 채 묵인되었다. 많은 사람이 강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이제는 전시 강간을 여성의 문제로만 놓지 말고 전범의 영역에서 처벌해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