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때는 일기나 어떤 기록을 보여줄 때 가장 인상 깊고 전달력이 좋다.설령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 시대에는 당연했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받아들이고 그 세대와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부모님보다는 조부모님 세대라 세대차가 나서 공감할 수 없다고 덮어두었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기분이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어머니가 아닌 기분 자체일 수 있게 되었던 전환점은 수식어가 붙는 역할에서 완전히 분리하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에서 나왔다.어떤 계절, 어떤 재난이 닥쳐와도 오롯이 나와 내가 연결되어 있는 가족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나의 관점에서의 상대방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가면으로 살지 않고 온전한 나의 모습으로 솔직한 화법으로 마주하니 내가 봤던 책들과는 결이 다른 느낌이라서 더 특별하고 재미있었다.부모님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사랑하는 마음을 책으로 담은 작가님의 마음이 참 따뜻하게 여겨졌다. 그래, 산 사람은 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