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의 간식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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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거리가 멀고 어둡고 피해야 할 것 같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약간의 상상력과 따뜻함을 섞어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하는 책, 라이온의 간식은 슬픔과 동시에 포근함과 행복을 안겨주는 겨울의 벽난로 같은 책이다.

편지를 통해 이 세계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인다.
죽음이라는 막연함 속에서의 삶은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기에 내일이 온다는 것이 당연하지 않고 행복은 늘 곁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되면서 뭔가의 어둠에 갇힌 듯하다.
그렇게 누군가의 마지막은 맛있는 공기가 흐르는 레몬 섬의 라이온의 집으로 향한다.

애쓰지 않아도, 남은 삶의 방향이 내가 원하는 대로 흐를 수 있게 하는 라이온의 집은 자유로움과 가장 가깝고 새로움의 연속으로 덮여 있는 곳이다.
뚜껑을 열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인생처럼.

누구에게나 남은 시간을 어떻게 흐를 줄 알고 함부로 재단할 수 있을까.
어떤 삶을 살았던 사람이든 그 마지막에 서있는 사람들을 황폐한 마음으로 가지 않도록 해주는 마돈나의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말들이 참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과거보다는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그곳에서 모든 것을 눈에 담고 코로 냄새를 맡고 모든 것을 느끼는 것처럼 두근거림을 얻고 새로움을 만끽하는 시즈쿠.
길지만 짧은 생 앞에서 좋다 / 나쁘다 라는 두 단어로 감정을 희생하고 인생을 재단해왔다.
혼자 애쓰고 또 상처 받는 그런 삶을 반복했던 지난 삶이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라이온의 집에 살게 되면서 얻게 된 많은 인연과 수많은 마음을 통해 진정한 나를 되돌아보고 빛이 나는 나를 마주한다.

누군가가 떠나도 삶은 지속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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