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미국에 가지 말 걸 그랬어
해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어느 순간 찾아온 우연한 행운은 불행을 담아둔 솜사탕과 같았다.
모두가 반대하는 미국행을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향한다.
하지만 희망과 자유의 상징이었던 미국의 실체는 환상과 전혀 달랐고 백인의 발바닥과 가난에 짓눌려 살아가기 바빴다.
미국이라는 사회는 기득권층이 만들어낸 작은 테두리와 선이 사람을 나누어 한쪽은 상식과 질서가 통하는 곳, 가난과 범죄의 굴레가 함께 하는 곳으로 나누어져 더욱 그들을 힘들게 만들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절로 공감이 갈 정도였으니까.
미국이라는 사회에 들어서자마자 가족에게 들이닥친 거짓으로 인한 억울함의 얼룩짐은 끊임없이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정신없음에 한 곳으로 묻어두고 가난과 싸워야했다.

인종, 성별, 시민권이 권력이 되는 이곳에서 동양인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어서,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나와 같은 생각을 지니고 있을 거라는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목적이 유학이었지만 모든 것을 잃은 가족은 절망의 길고 긴 터널을 달리며 어둠 속으로 빠져들지 못하게 서로를 끌어당기고 버티고 있었다.

환상은 환상으로 남아야 환상적이라는 것을 너무 늦게, 그리고 너무 뼈아프게 알아버렸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 참 힘들었지만 잘 버텼지 라는 시절은 그들에게 있어서 지옥과 다름없었다.
한 줌의 소금 같은 희망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덜해서인 애를 더 쓸수록 더 꼬여가는 이 가족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선택과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완벽한 선택도 결과도 없다.
이 책은 희망찬 이야기는 아니지만 실패를 했음에도 계속해서 살아가는 따뜻한 한 가족을 그렸다.
책을 펴자마자 2-3시간 만에 완독을 하면서 책이지만 그들과 맞닿아 있는 기분이 들면서 처절하고 슬프지만 따뜻하기 까지 해서 참 눈물이 났다.
더 늦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온 그들이 회복의 시간을 거쳐 자리를 만들어내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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