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백성들(모든 생명)을 착취하고 지배하는 거대한 제국에 대한 저항문학이다.
폭정의 제국들에 빌붙어 욕망을 충족시키는 가신집단(家臣集團)과 변질된 사제집단들에 대한 서기관들의 저항, 하나님의 심판강조, 그리고 회복될 평화로운 삶의 질서에 대한 확신과 격려가 ‘묵시문학’ 작품들의 진정한 의도이다(12쪽)
이 책은 주로 ‘제2성전시대의 본문들’을 다룬다.
다시말해서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포로상태에서 해방되어 돌아와서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축(BC.520-515)한후 로마제국에 의해 성전이 완전 파괴되는(AD.66-70) 시기이다.
프톨레미왕조의 유다지배시대, 시리아의 셀류커스왕조의 안티오커스4세 에피파네스의 폭정시대, 그리고 로마장군 폼페이가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헤롯대왕이 폭정을 휘두르는 약 400년동안(BC.312- AD.70) 유대인들의 저항과 신앙투쟁에서 당시 지식이었던 서기관들의 역활과 그들의 목소리를 담고있다.
제2성전 시대의 본문들은 하느님의 심판을 역사적이고 지상적인 삶을 넘어선 종말론적, 우주적 대파국이 아니라, 역사적 위기의 해결로 서술한다.
이 해결을 통해 천상의 지배가 회복되고 새롭게 된 땅 위에서 이스라엘은 갱신을 이룬다. (21쪽)
당시 서기관들은 유대의 거룩한 전승들(율법)을 기반으로 성전을 지배하는 사제귀족들에게 조언하고 전승된 본문들을 작성/ 필사/보존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계층입니다.
교육받은 서기관들은 그들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 때문에 언제나 통치자의 이익과 뜻을 섬기는 위치에 있었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통치자들에게 의존했다.
유대와 유대인들에 대한 제국의 통치는 제국 궁정에서건 예루살렘 성전국가에서건 그들의 위치를 더욱 복잡하게 했을 뿐이었다.
제국의 지배가 강화되고 가시적 폭압이 드러나면서 하느님이 유대 백성의 통치자라는 관점과 제국의 지배라는 현실 사이의 갈등이 깊어졌고 지식인들이었던 서기관들은 저항의 신앙적 틀과 당위성을 역설하기 시작했다.
서기관들과 그들이 섬기고 의지하는 사제귀족 사이의 갈등은 더욱 복잡해졌고 귀족계급 내부의 경쟁적인 분파들(사제계급, 귀족, 서기관 등) 사이에 잠재적 갈등이 커져갔다.
서기관들은 유대의 문화적 전통을 함양하는 전문적 지식인이었기 때문에 제국의 지배에 반대할 논거를 끌어낼 풍성한 문화적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수세기에 걸친 제국의 억압은 역사가 하늘의 제왕(the heavenly Emperor)의 통제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기록이란 통치자들이 자신의 백성을 지배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임을 알고 있었던 서기관 집단은 어두운 징조에 대한 기록을 천상제국의 법정에 투사했다.
지상에서는 하느님이 다스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느님은 천상법정에서 제국의 억압을 낱낱이 기록해두고 마지막 심판 때 사용하실 것이다.(170쪽)
이 “독립선언” 본문들은 그것을 작성한 서기관 집단 안에서는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했을 것이다.
그것은 절망적 상황에서 그들 자신이 경험했던 계시적인 돌파구(the revelatory breakthrough)에 대한 진술이었기 때문이다.
유대 서기관들은 후원자들에 대한 충성과 계약 율법에 대한 헌신 사이에서 “중간에 끼어 있다”고 느꼈을 뿐만이 아니라, 고전적인 진퇴양난, 즉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느꼈음에 틀림없다.
하느님과 계약에 대한 복종은 제국의 질서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었고, 죽음을 피하기 위해 하느님의 계약에 불순종하는 것은 하느님을 저버리고 동시에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계약 율법과 예언 전통의 수호자로서, 그리고 계약의 계명들에 개인적으로 순종하는 사람들로서 유대 서기관들은 쓰라린 신앙의 위기에 봉착했음에 틀림없다.
하느님과 계명에 충실한 유대인들로서 그들은 계약 율법에 불순종한 데 대한 하느님의 저주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하느님은 역사에 대한 지배권과 창조 때 수립된, 우주에 대한 경륜을 잃어버릴 정도로 멀어지셨는가?
그러나 불굴의 믿음으로 그들은 하느님이 자신들을 버렸다거나 역사에 대한 지배권을 잃으셨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에녹서와 다니엘서 본문들은 어째서 역사가 통제불능의 상태로 되었는지에 대한 계시이자, 하느님은 여전히 다스리고 계시다는 확신의 표현이다.
하느님은 제국의 통치를 결정적으로 종식시킴으로써 역사의 위기를 해결하실 것이고, 새로워진 땅 위에서 백성들을 회복시킬 것이다.(366쪽)
저자는 제국에 저항한 서기관들의 묵시문학을 통해 오늘날의 신학자,목회자, 지식인들의 역활을 강조한다,
다시 한 번 오늘날의 지식인들은 세계를 파괴한 제국의 세력이 누구인지 분간하고 명명하는 법을 고대 유대 서기관들로부터 배울 수 있으며, 세상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깨달을 수 있다.
즉 반드시 필요한 역사적 행동을 함으로써 세상을 풍요로운 인간 삶을 위한 장으로 만드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이다.(3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