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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은 <장수>라는 글에서 "기계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은 팔순을 살았다 하더라도 단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매일 비슷한 패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무수한 가능성과 다양성을 압축해버리는 일이고,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그러니 주말에는 바다를 보러 가고, 퇴근길에는 다른 길로 걸어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제까지 내가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을 감행해보자.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예측할 수 없는 내가 되어 보는 것. 우리가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손에 있는 생명선을 팔목까지 연장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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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선택에는 한정된 예산과 제한적 선택지가 주어진다. 인생을 만수르가 이마트에서 쇼핑하듯이 할 수는 없는 거다. 그렇기에 선택에 있어 ‘무엇을 얻느냐’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다.
줄어드는 연봉과 또라이 상사를 견디는 일 사이에서, 커리어의 단절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것 사이에서, 해보고 싶은 일을 포기하는 것과 고정적인 월급이 없는 생활 사이에서, 어떤 것을 더 견딜 수 없는지, 어디까지 감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대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