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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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직전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은 모 아니면 도 다

 

살려만 달라 벌벌 떨거나

바삐 죽여달라 애원하거나.

 

보통은 전자일 경우가 허다하나

혹 가다, 정말 혹 가다 열에 하나 정도는

무심한 듯 내 손을 잡고는 솜사탕처럼 말한다 - 나 좀 죽여 주면 안될까?

 

처음엔 '저는 하느님이 아닌 걸요?' 하며 농담으로 뚱치지만

어느 순간 그 격조 높은 농담에 중력이 느껴 질 때면,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쳐 진단말이지.

 

독약 하나 사다 줄 절친 하나 없을 줄,  내 목 조를 힘하나 없을 줄, 이래 죽는 게 힘들 줄

미처 몰랐다며 그 많은 사람들을 제쳐두고 유독 나.에.게.만. 죽을 힘을 다해 말할 때는 그 진심에 진저리가 쳐져 나도 모르게 마약 대여섯발을 장전한 주사기를 그 가슴 팍에다 그대로 꽈악 꽂아 주고 싶어진다

 

의사조력자살 또는 의사조력사망은 나름의 가치관에 따라 허용을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몇몇 나라에서 이미 법적인 보호 아래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아마도 우리 세대의 마지막쯤에서는 이슈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분명히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혹 가다지만, 나는 그런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현란한 말들로 입막음한다

뭔 소리냐, 붓다도 말년엔 지독한 설사를 만나 죽을똥 살똥 고생하다가 열반에 드셨다, 이봐라 아무리 훌륭한 성인이라도 그 '업'을 다해서야 비로소 세상과 하직할 수 있다, 만일 오늘 눈 떠 아직도 고통 속에 숨이 붙어있거든 아직 탕감할 '업'이 남았겠거니 하고 종일 염불하시라........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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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거짓말 - 지금까지 몰랐던 한국인의 거짓말 신호 25가지
김형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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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거기 어디셔요?! 지금 교실이 발칵 뒤집힌 것 모르시고! 제 아들, 그니까 우리 현이가 도둑으로 몰려 교실구석에서 아이들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있다구욧!!!

 

다짜고짜 치고 들어오는 거친 중년여자의 목소리에 순간 얼이 빠졌지만, 금새 상황파악 되더라고. 아닌게 아니라 오늘 조회시간에 우리반 여학생 3명이 동시에 돈을 잃어버렸다고 볼멘소릴 하길래 반 아이들에게,  이만한 시기에 실수로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 훔칠려고 작정하고 그러지 않았다는 거 다 아니까 창피해하지 말고 언제든지 선생님한테 와서 사실대로 말해주면 좋겠다, 것도 힘들면 선생님 서랍에 자백서든, 돈이든 몰래 넣어두고 가면 된다 했지. 왜 흔히들 그 나이에 한두번씩은 그런 경험이 있잖아 다들.

 

그러고나서 교무실로 들어오는데, 구가 나를 조용히 따라와서는 이러는 거야. 선생님, 저 그 돈 누가 훔쳤는 지 알아요, 현이가 어제 내게와서 자랑했어요, 걔들 돈 내가 훔쳤다고, 하는 짓이 얄미워서 그랬대요.

 

누구? 현이? 우리반 그 현이? 공부 잘하고 인사성 밝고 운동 마저 잘하는 그 모범생 현이? 순간, 뜨아했지만 선생님이 자세히 알아볼 때까지 발설하지 말라 신신당부하고 돌려보냈어.

 

그러곤 현이를 긴밀히 불렀지. 왜 그랬니? 네가 구에게 '그랬다고' 자랑했다면서 어제. 그냥 장난으로 한번 해본 말이었다고?

 

 

흠..이런 경우 이 대목이 가장 예민해. 폭탄이 되느냐 폭죽이 되느냐. 한 아이 말만 듣고 물증도 없이 도둑으로 몰아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그나마 나조차도 확신이 없었어. 녀석은 오래도록 범생이었으니까.

 

거짓말을 거짓말로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최악은 진실을 거짓말로 잘못 받아들이는 경우다 207 P

 

현아, 친구들이 잃어버린 돈이 얼마지? 만원, 오천원, 이천원이라고? 넌 그걸 어떻게 알았지? 잃어버린 돈 액수에 대해 알고 있는 친구들은 당사자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데 말이야. 선생님 조차도 몰랐어.

 

거짓말을 한다는 의심이 들 때 돌발적인 질문을 던져 말이 어떻게 꼬이면서 실수가 나오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거짓말을 간파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103 P

 

그러더니, 그 녀석이 잠시, 아주 잠시 머뭇거렸어. 꼼지락대던 손가락이 정지했고 눈동자는 허공을 향해 치켜들었어. 이녀석, 거짓말을 하는 구나.

 

얼마전,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고영태씨가 딱 이짝이었어. 박근혜대통령과는 어떻게 알게 되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움찔하며 반박자 늦추어 말했거든. ‘가방으로 알게 되었다고.

물론 희대의 사기꾼들은 눈하나 깜짝안하고 거짓말을 능수능란하게 해대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지어낼 때는 답을 바로 할 수가 없어. 머리를 회전시켜 조작된 기억을 끄집어 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야.

 

진실을 말하는 사람든 뇌의 기억 저장소에 있는 것을 꺼내오면 되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상황, 사람, 환경 등을 창조해내야 한다. 49 P

 

 

하여튼, 그 녀석은 그 잠깐의 찰나를 빌어 이렇게 말하더라고. 아니에요, 걔네들끼리 말하는 걸 제가 슬쩍 들었을뿐이에요.

 

현이를 교실로 돌려보내고 나니,

아니나다를까 현이 어머님이 덩치가 산만한 고모님을 두 분씩이나 대동하고 납셨더라고. 내 손으로 그 도둑놈을 발본색원하겠다며 달려드는 폼이 당장에라도 선생인 나를 포함한 우리반 학생들 모두를 아작낼 분위기였어.

그래서 그간의 정황을 그대로, 현이와 나의 대화를 포함해서 만연체로 오랜 시간에 걸쳐 전해드렸더니,그 살기등등했던 어머님이 무슨 낌새를 챘는 지 그만 풀이 죽어서는, 그 놈 찾아 뭐하겠어 그만, 이제 그만하면 됐어요. 하며 눈을 내리깔며 애궃은 코만 수십차례 만지작거리지뭐야

 

'피노키오 효과'라는 것이 있다. 우리의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코와 눈 주변 근육의 온도가 상승한다. 거짓말을 하면 카테콜라민이라는 화학물질이 분비되면서 코 속의 모세혈관이 팽창되고 혈압 또한 상승한다. 모세혈관의 팽창으로 코 조직도 팽창하게 간지러움을 느끼는데,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코를 만지게 되는 것이다. 106 P

 

후훗. 이런 일들은 속전속결이 답이지. 종례시간, 범인을 찾았어, 다른 반 친구인데 그 친구에게 우리반 말고도 여러교실이 털린 모양이야, 다행히 실토를 해서 우리반 친구들 잃어버린 돈까지 돌려받았어. 그러고는 미리 준비해둔 돈을 챙겨 아이들에게 돌려주었고 말이지. 다음에는 친구를 함부로 의심해서 곤경에 빠뜨리는 일이 없도록 우리모두 신경쓰도록 하자. 하며 끝냈어.

 

'선의'라는 매우 주관적인 기준이 들어가는 이상 무엇을 선의의 거짓말로 판단해야 할지는 매우 모호하다. 다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독이 되기도하고 득이 되기도할뿐이다 193 P

 

 

그 녀석 표정이 어땠냐고? 처음엔 얼굴색이 새까매지면서 고개를 숙이고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더라고. 하하, 찾아와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했냐고? 나참. 이 어리숙한 중생같으니라고. 요즘 그런 아이 드물어. 사실 내심 아주 기대를 안한 것은 아니지만 현이 같은 아이, 머리좋고 이기적인, 한마디로 사회를 본능적으로 아는 아이들은 절대 손해볼 짓은 하지 않지.

이 판에서는 선생님이 자기에게 졌다고 생각할거야. 학교에서는 선생님 보다 부모의 권력이 더 크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선생님이 그러면 안된다고?

학생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줘야 제대로 된 선생 아니냐고?

네 말이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이야.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녀석에게 시간을 줘 보려고. 그게 언제가 되든 훗날  알게 될 날이 있을 거라 믿어. 그러고는 그와 비슷한 상황이 오면 그 녀석도 누군가를 기다려주지 않겠어?

하지만, 이일로 무척 씁쓸해. 미안하기도하고. 아니 아니, 걔들 말고 현이에게 누구보다 미안해.

침울해있다 금방 아무일 없듯이 웃고 떠드는 그 녀석에게 거짓이 진실을 이겨먹은 나쁜 예를 보여줘서 말이야.

 

하하..술이나 한잔 해, 비도 오는데. 세상 참 재밌지. 안그래

 

우리사회에서는 속였다가 들키는 사람의 회복보다 속은 사람의 회복이 훨씬 어렵다. 한국인의 거짓말이 가진 고유성은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공정하지 못한 게임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지 솔직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11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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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과 유체이탈의 모든 것 - 페이즈 현상의 메커니즘, 진입기법과 응용사례, 총체적 조감까지
미하일 라두가 지음, 이균형.이지윤 옮김 / 정신세계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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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던  깜놀.

 

모처럼 낮잠을 달게 자고 있는 데 남편이 침대옆에서 옷을 주섬 갈아입는 느낌이 나

어디가 했더니 테니스 치러 가 해서 이 삼복더위 누군 돈 받고도 안할 판에 참 가지가지 하십니다 비아냥 대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데 얼마나 지났을까나. 입안에 침이 고여 스르르 하던 차에 딱 그분이 오셨다 '페이즈!'

 

그래 그분이 내게 드뎌 왕림하셨군하셨어. 침을 닦으러 올라가던 손이 몸의 그것과 분리된 느낌이 파박 전해져 왔다는 거. 자, 그렇담 말로만 듣던 그 유체이탈을 한번 해보자고. 엎어져 자고 있는 이마로 '오베'가 목매달뻔한 밧줄을 주문해 내리고 이탈한 양 손으로 한땀한땀 오르기 시작했다. 다른 명품 이미지 다 놔두고 싼티나게 왠 밧줄이냐고? 어차피 페이즈 체험은 잠재의식이 만드는 가상현실이라고 했으니 이왕 이렇게 된 거 그 옛날 해님달님이 잡고 가던 동아줄 한번 쥐어 보고 싶었달까. 끙..소,소박해. 안그래?

 

야튼, 뭐든 한번에 되는 일이 없었던 비참한 과거와는 달리 유체가 그 밧줄과 함께 수루룩 한번에 딸려 올라왔고 이탈 성공하면 꼼달대지 말고 곧바로 행동을 계시하란 말에 침대위 널브러진 나를 한번 힐끗 봐주고는 눈을 감고 무소의 뿔처럼 벽을 향해 돌진했다. 맙소사 토,,통과..가 된다..

 

이번엔 깍아지르는 절벽을 상상하니 바로 폭포수 절벽위에 서 있다. 폭포가 내는 굉음으로 고막이 터져 나갈 것 같고 수포로 인해 온몸이 축축히 젖어왔다. 아차 했다. 그때서야 내 꼬라지가 눈에 들어왔다. 나이들면 남녀가 어딨냐며 남편 런닝과 박스팬티를 뺏어 입은 봉두난발의 왠 주책맞은 아줌마 한 분이..소,소박해 그지?

 

이럴 땐 빨리 공중낙하. 공간을 가로 지르며 폭포를 따라 우아하게? 낙하..두렵지 않았다. 여긴 꿈속이니까요. 낙하 도중 등뒤에 혹을 단 이상한 두꺼비와 눈이 마주쳤는 데 알은체를 하며 허를 날름거렸다. 내 무의식 어디에 저 건방진 두꺼비가 있었나. 생각과 함께 요동치는 물속으로 빠졌는 데 그만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거꾸로 파닥대다 어느새 몸안으로 끌려들어와 차분히 침을 흘리고 있었다.

 

아...이렇게 허탈할 수가.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 물 한잔 들이키고 나니 울컥 안타까움이 올라왔다.

공중낙하를 하는 게 아니었어. 차라니 외계인에게 피납되어 화성 땅이라도 밟고 오는 게 훨 재미지고 안전했을 텐데..어이쿠.

 

거꾸로 떨어질 때 바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라. 바닥을 뚫고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라.

그저 단순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떨어지려고 애쓰면서 빠르게 아래로 돌진해 나가기를 소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하지 못하면 다이빙은 오히려 깨어있는 상태로 돌아가버리게 될 수 있다.

 

분위기가 심상찮으니 아이 둘은 후다닥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고 남편을 찾으니, 아차차. 테니스 치러 간댔지 참. 이래서야 원..화딱지가 나 그예 남편에게 폰을 하니 어라라 웬 젊은 처자의 목소리가 넘어온다아..누,누구냐, 너.

 

저, 댁 남편 여자친군데요..라는 그 처자 배경으로 물소리, 바글거리는 사람들 소리를 비집고 익숙한 소리하나가 들어온다..뭐야, 빨리 와 다 구버쓰..!!!!!!!

 

무,무에야..다 구버쓰으엇!!! 뭘 구벘고 뭘 빨리와아!! 테니스를 계곡으로 갔나 이 양반이.

이 지지배야 당장 내 남편 바꿔. 바꿔 달란 말이다....!!

 

화들짝 눈을 떴다. 입가에 침은 말라비틀어져 있고 여전히 봉두난발에 남편 속옷 풀셋을 입은 아줌마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창가에 배게를 받치고 앉아있다. 이탈하지 않은 양손엔 책을 펼쳐들고..오마낫. 내가 이 백주대낮에 인셉션을 찍은 겨? 꿈 속에 꿈?

 

깜놀. 어쨌던 깜놀하여 확인차?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거울에 비친 폰을 든 엽기 아줌마의 옆태를 뚫어져라 지켜보면서 말이지. 혹시 아는가. 이 또한 꿈일지.

 

페이즈 공간은 대상의 세부에 대한 장시간의 면밀한 시각적 집중을 견뎌내지 못한다. 몇 초만 세밀하게 살펴보면 물체의 모양이 왜곡되기 시작하고 색깔이 변하며, 연기를 내뿜거나 녹아버리거나 다른 식으로 변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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