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1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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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한 장 한 장을 읽어가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 보는 말이 무지 많이 등장하여 작가가 결코 쉽게 글을 쓰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고, 나 또한 바느질을 한 번 해도 두세 페이지는 기본이고 행사라도 한 번 치르면 한 단원이 분량이 되는 묘사들을 쉽게 읽어 넘기지 못했다. 덕분에 끝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책을 성급히 읽지 않고 한쪽 한쪽을 읽어가는데 충실하면서 그림보듯 보면서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9권의 대부분은 사천왕상, 백제 역사 등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였고, 10권의 대부분은 만주지방이 무대가 되어 버려서 앞부분의 전개와 비교할 때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일제시대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양반집이 살아가는 얘기, 평민들이 살아가는 얘기, 천민들이 살아가는 얘기. 또 한 축으로는 만주 지방 사람들이 살아가는 얘기가 그야말로 잘 '그려져'있어서 단순히 '민초의 역사'라고 전개해 나가는 것 보다는 훨씬 입체적이다.

또한 역사를 전공하였기 때문에 군데군데 나오는 역사적 사건들에 관한 얘기들을 더욱 관심있게 볼 수 있었고, 우리것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들어간 내용들 역시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것들이었다.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은 책인데, 책을 구입해서 두고두고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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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현대지도자
서중석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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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에 관해서는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보는 책마다 가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사실들을 접하게 된다. 언제쯤이면 현대사의 성격규명에 대한 합의를 할 수 있을까..

여운형, 김규식, 김구, 이승만, 조봉암, 박정희, 장준하 이들의 정치 노선에 대해 짚어보고 평가해 보는 글이다. 복잡한 실처럼 얽혀있는 현대사의 사건들을 이렇게 인물중심으로, 또 분석적으로 서술해 놓아서 편하게 눈에 들어왔다.

우선, 저자는 이념의 대립으로 갈라지고 만 현대사에서 여운형이나 김규식의 좌우합작 운동이 지니는 의의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구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소원이 통일인 민족의 선생 같은 이미지였는데, 의외의 고루함에 흰 두루마기를 괜히 입고 다니는게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또 행동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도 보았다.

막연히 진보운동의 선두주자로 인식하고 있던 조봉암의 정치노선을 사민주의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것도 흥미 있었고, 장준하가 반공주의자 였다는 사실도 뜻밖이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박정희에 대해서는 전에 한 번 책을 읽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별 새로운 것이 없었다 (책세상 문고 -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 개인적으로는 박헌영이 빠져버려서 아쉽기도 하다.

아무튼 해방공간 이후부터 현대사를 분석적으로 다룬, 한 권 사두고 줄쳐가면서 읽어야 할 책이지만 책값이 너무 비싼고로 그러지는 못할 것 같다. 크기는 문고판이고 페이지는 고작 300여쪽인데, 양장본이라 책값이 17000원이다. 으으... 현대사와 더불어 굳이 왜 양장본을 만들려는가... 출판업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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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힘이 세다 : 세계편 세상을 바꾼 여자들의 빛나는 도전 이야기
유영소 지음, 원유미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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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구달(침팬치 연구), 아멜이라 에어하트(여성최초로 비행기 대서양 횡단), 마더 테레사(인권운동가), 퀴리부인(과학자), 아웅산 수지(반정부 운동가), 헬렌켈러(사회사업가), 마거릿 버크화이트(기록사진기자-직업에 적절한 표현이 되었나?)의 생애가 간략히 기록되어 있다.

이중 아멜리아 에어하트와 버크화이트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 사람들이다. 그리고 어릴때 전기로 읽었던 사람은 퀴리부인과 헬렌켈러 뿐이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는 초등학생용 책이지만 앞서 얘기한 두 명 말고는 제대로 된 전기를 본 적이 없으니 서점 구석에서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퀴리부인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감동이었다. 퀴리부인은 내가 어릴 때 가장 존경하던 사람이었다. 존경하는 이유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업적을 이루었다'는 것. 워낙에 여자들 전기라고는 유관순과 신사임당 밖에 몰랐으므로 여자라는 존재는 훌륭한 업적을 남기기에는 '장애'가 많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 책이 많아져서 '여자임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이 많이 보습시켜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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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 고대부터 조선시기까지
이배용 외 지음 / 청년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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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아니면 어떤 사건이 역사책으로 쓰여진 다는 것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파워를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80년 광주 항쟁과 87년 민주화 운동이 역사책에 민주와 운동으로 기록되기까지 '민중'이라 불리는 집단의, 피와 노력을 필요로 했다.

이제는 여성들이, 모계 조상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삼국시대 여성들의 지위는 어떠하였는가. 궁녀들의 생활은 어떠하였는가 바로 역사 속에서 뒷전으로 밀려있던 여성들의 역사를 복원해 내는 것이다. 이 책은 과거의 여성들의 생활사를 주로 다루면서 그간 우리가 배웠던 것은 반쪽 짜리 고려사, 반쪽 짜리 조선사 였음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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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고 사람들
원동연 지음 / 김영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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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소개 기사를 보고 도서관에 구입신청을 해서 읽은 책인데, 솔직하게 좀 실망스러운 면이 많았다.

일단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원동연이라는 박사가 5차원 학습법 이라고 하여
- 참과 거짓을 구별하는 지력,
- 알고 있는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심력,
- 바른 삶을 실천할 수 있는 체력,
- 자신의 힘을 가치있는 곳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기관리 능력,
-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남을 섬길수 있는 인간관계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안학교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안학교 열풍이 몇년 잠잠한 뒤에 나온 책이라 세세한 이야기들을 기대했으나, 세인고 사람들이라고는 하는데, 일화 중심으로만 소개가 되고 하나같이 공부 열심히 하는 착한 청소년으로 감화가 되어 큰 감흥은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저자가 내세우는 5차원 학습법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도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잡지에 기고한 정도의 가벼운 글이 되었다.

대안학교라고 하는 것은 기존의 공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들을 실험하는 현장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기록은 남기는 역할을 하는 사람 스스로 좀더 책임감을 느끼기를 바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소망에 지나지 않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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