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가 집을 나간 이유
수니티 남조시 / 책세상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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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있는데 누군가 등을 툭 치는 듯한 기분이 드는 이야기들이다. 인도의 우화집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한 페이지에 하나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짧은 내용들이지만, 머리 나쁜 사람은 안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도무지 무슨 얘긴지 모르겠는 얘기들이 몇가지 있었다.

하지만 우화라 그런지 어투들이 여느 책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마저 주었다. 글의 주제 또한 반어적인 표현으로 여성이 처한 사항을 비꼬아 놓은 이야기, 동성애자 이야기, 기존의 상식 뒤집기 등 일상적인 가치들을 뒤집어 놓는 것들이다. 한번 읽고 끝내기 보다는 두고두고 곰씹어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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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파티 - 신나는 초경맞이 가이드
노지은.이현정 지음, 장정예 그림 / 또하나의문화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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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읽었던 성교육 동화가 기억 난다. 여자의 몸은 흰색 항아리라고 표현 했던 부분이 기억 난다. 깨지기 쉽고, 더렵혀 지기 쉬운. 그래서 조심 하라고. 내가 받았던 성교육의 기억은 우한 킴벌리에서 나와서 생리에 대해 알려주고 생리대의 종류 보여 주던 것, 그리고 남자 애들을 밖으로 보내 놓고,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던 선생님. 성교육 받았다고 놀리던 남학생.

처음 브래지어를 할 때 끈이 드러날까봐 더운 여름에 런닝 입고, 면티 입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 있다. 생리 할 때도 (남녀공학을 다닌 탓에) 생리대를 화장실로 몰래 가져 가는 것 또한 전쟁이었다. 가게에 사러 갈 때는 아저씨인지 아줌마인지 살핀 후 들어가고 꼭 검정 보지에 담아 주는 걸 들고 왔었다.

이 책은 그런 챙피했던(?) 기억들을 아주 즐겁게 그려내고 있다. 월경이 시작되는 원리는 기본이고, 월경에 대해 과거의 사람들이 지녔던 태도, 의미의 변화, 그리고 다양한 생리대의 장단점부터 직접 만들어 쓰는 생리대까지.

초경을 할 때부터 이런 책을 보면 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신기하고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 것 같다. 초등학교 5, 6 학년 용이라고 하는데, 지금 내가 봐도 새롭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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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동화 독이 되는 동화
심혜련 지음 / 이프(if)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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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권하고 싶은 사람 : 소박한 꿈을 말하는 여자애들과 원대한 꿈을 말하는 남자애들을 보고 곤혹 스러운 초등학교 선생님. '여자애들은 수학을 못해' 라는 말에 의심을 품은 여고생 저자의 글짓기 지도에 사용된 질문들을 배우고 싶은 선생님, 인형놀이만 좋아하는 딸을 두었거나, 아들을 좋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부모

2. 책의 특징: 저자가 독서 지도를 하면서 읽혔던 책과 또 그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을 상세히 적어 놓아서 요즘 애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콩쥐팥쥐 말고도 정말 많은 동화가 있구나 하는 사실에 놀라게 되며, 저자의 다양한 글쓰기 교육 방식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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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One 1
이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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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로 별 생각없이 골라들었던 만화이다. 원음파라는 음악 천재가 상업주의에 물든 가요계와 어떻게 싸우며 어떻게 자신을 지켜가며 끝내 자신의 음악을 하는 모습이 장황하거나 비장하지 않게, 잔잔한 미소를 짓게 그려진 것도 감동이었지만,

나이 먹어서 음파와 영주의 사랑 이야기가 나를 멍하게 만들었다. 까페의 소파에서 음파가 영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장면이나, 둘이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장면이나, 마지막에 다시 만나는 장면이나... 정말 별 것 아닌 거 같은데 기억이 난다. 키스신도 나오긴 하지만, 사랑한다, 사귄다 라는 말로 딱 자르긴 좀 아쉬운, 서로 아끼고 소중해 하는 그런 관계이다. 나이를 따져보면 둘이 두 살 차이가 나는데 그런 것에 관한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도 좋다.

그리고 맘에 드는 캐릭터가 많이 등장했다. 예쁘고 섹시하고 립싱크를 하는 유제니. 하지만 자신에게 당당한 소녀이다. 기획사에서 제작하는 가수에 맞지 않아 팀에서 나온 뒤 거리에서 춤을 선보이는 정아. 서로 음파를 좋아하면서도 서로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에 조금도 금이 가지 않는 제니와 영주의 '여자들의 우정'도 기억이 난다. '너보다 영주가 훨씬 더 예뻐'라고 말하는 음파. 그리구 하우재라는 인물은 극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기는 하지만, 분명하지 않는 캐릭터라 좀 아쉽다.

11권짜리 만화인 관계로 각각의 상황이 좀더 세세하게 묘사되진 못 했고, 또 너무 많은 캐릭터를 흩뿌리기만 했고, 군데군데 조잡한 대사도 있었지만 그건 내가 유리가면을 읽은 후라 비교가 되는 거고, 참 오랜만에 재밌고 기분 좋은 만화책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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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 세번째 이야기
넬베르디 / 은하수미디어 / 199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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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제목은 늘 들어 봤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초등학교 때 갈채라는 만화책을 봤었는데, 그 줄거리가 비슷하다. 우리가면의 아류작인가부다. 그림체는 캔디캔디와 똑같다. 이게 당시의 유행인가보다. (유리가면을 보면서 캔디캔디를 자주 떠올렸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럽고, 씩씩하고, 주변에는 꼭 시샘꾼이 나타나지만 이내 친구가 되고, 여러 사람들의 시선과 사랑을 받고 . . . )

나는 지하철을 자주 타고 다녀서 책은 꼭 지하철 안에서만 읽는다는 규칙을 세워 놓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곤란했다. 다음권 다음권이 기다려져서 빨리빨리 책장을 넘어가게 했고, 밥 먹다가 붙잡고 한 권 읽고, 화장실 갈 때 들고 갔다가 한 권일고.... 현재까지 구할 수 있는 23권을 다 보고 나서야 이제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야가 공연 하는 연극을 볼 때마다 나도 같이 연극 한 편을 본 샘이니 여러 편의 연극을 봤다. 그럴 때 마다 세심하게 묘사되어 있는 마야가 연기를 배워가는 장면을 따라가며 나 역시도 연극을 배운 것 같다. 두 사람의 왕녀 연기를 할 때 아유미가 나올 땐 괜히 나도 음침해져 있었고, 마야가 나올 땐 또 웃으며 만화를 보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만 살아있음을 느끼는 마야, 그리고 무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마야의 친구들, 부모님을 능가하고 혼자 서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하는 아유미, 홍천녀의 후계자를 찾기위해 (그것은 곧 그녀의 이쯔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리라) 죽어가는 몸도 돌보지 않는 쯔미가게 선생, 그리고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미스미. ( 미스미는 뻔한 설정이지만 그래도 멋있다) 쯔미가게에 대한 사랑으로 그저 묵묵히 옆에만 있어주는 겐조, 등등등 많은 이들 덕분에 읽는 내내 행복했다.

나는 책 읽는 걸 정말 좋아한다. 좋아한다기 보다는 습관이다. 정신없이 내 머리속에 무언가를 집어넣고 있다. 유리가면을 보면서는, 내 마음속도 조용히 귀를 기울여 봐야 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예전에 연극을 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그 때는 '나 자신을 버린다' 라는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었는데, 이제는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크으~ 그 때 유리가면을 봤었더라면 ^^

사족. '홍천녀' 하나를 두고 집요하게 달라붙어 있는 주인공들. 집요하게 연습시키는 쯔키가케 선생. 그리고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재주는 말할 것도 없고 연극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선사하는 작가(얼마나 집요하게 자료수집을 했을까...) 내가 일본인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이 또 한 번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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