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는 매일매일 조금씩 높이 나무를 오르자 새로운 풍경과 먹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잠깐 그 자리에 멈춰서 주변을 살피는 여유도 부렸다.
저 꼭대기의 탐스러운 열매에는 언제 도달할지 모르지만,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배를 곯지도 않았다.
나무늘보는 깨달았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뭐라도 생김을.
나의 무기력은 잠깐 숨을 고르기 위함이었다고.
고개를 돌려보니 날다람쥐는 오늘도 활공 중이다.
나무늘보는 자신의 나무를 계속 오르는 것 자체가
살아가는 의미임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