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에서 잘 자라던 나무를 새로운 땅으로 옮겨 심으면, 나무가 그곳에 뿌리를 내리는 데는 4배의 힘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30대 초반에 호기롭게 도전한 이민도 그랬다.

무성하게 잘 키워 낸 가지들을 다 쳐내고, 말도 생활도 낯선 곳에서 새로운 가지를 있는 힘껏 뻗어 내야 했다.

그러면서 나는 온갖 마음의 파도를 만났다.

아름답게 빛나는 한낮의 윤슬도 있었지만, 빠져나오려 허우적댈 힘조차 없어 검은 바다로 가라앉고 있는 나를 그저 바라 봐야 할 때도 있었다.

결국 나를 일으킨 건 나였다.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씨앗이 엄마 나무 바로 아래에만 떨어지면 클 수 없다고, 떨어져 나가는 것 외에 자신의 세상을 넓힐 방법은 없다는 말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