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할 때 우리는 지적 깨달음을 얻습니다.

알지 못했던 걸 알게 될 때, 잘못 알고 있던 걸 새 지식으로 바로잡을 때 지적인 희열을 느낍니다.

그런데 만약 그 깨달음을 머릿속 생각의 단계에서 끝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머릿속 생각은 강물처럼 끊임없이 흘러가며 변화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기록하는 순간, 흘러가던 강물을 붙잡게 됩니다.

그 순간의 사유가 고정된 형태로 실체화되는 것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무엇부터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무엇이든 쓰기 시작하면 자꾸 그다음 생각이 떠오르고, 또 다음 생각이 떠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당장의 생각을 밖에 꺼내놓으면, 그 꺼내놓은 생각을 토대로 다음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