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서른 살일 뿐인데 삶이 지긋지긋했다. .

지칠 대로 지쳐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기력이 다한 노인처럼 멍하니 누워 시간을 흘려보냈다.

더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했다.

삶은 끝없는 숙제와도 같아서 풀고 나면 또 다른 숙제가 나타났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었던 적이 있었던가.

남들에겐 친절한 삶이 나에게는 가혹하게 굴었다.

왜 그런지는 물론 알고 있었다. 가난하기 때문이었다.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 주제넘은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일까.

또래보다 일찍 돈을 버니 금세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자만했기 때문일까.

사실 부자는 못 돼도 집 한 채, 차 한 대 소유하고 주말을 즐기며 사는 정도는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았다.

나로서는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평범한 삶조차 나 같은 흙수저에겐 꿈같은 일이라는 게,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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