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할 수 있는 것은 힘입니다.

아픈데 안 아픈 척하거나 아픈 것을 모르고 살아가면 속에서 큰 병이 돼요.

아파하는 자신을 본다는 건 용기입니다.

무너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약이라도 먹으면서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그만큼 힘이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그걸 주변에 알릴 수 있다면 진짜 슈퍼맨 급의 힘이고요.

가면성 우울 중증 환자의 명성에 걸맞게 남편과 아이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며 웃고 장난치고 설거지하고 씻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늘의 나를 또 가슴에 묻었습니다.

그 꽃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았음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꽃 한 송이에는 모진 바람, 크고 작은 벌레의 공격,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질, 과도하게 쏟아지는 비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쨍한 햇빛을 받으며 언제나 예뻤던 것처럼 거기 서 있는 거예요.

그 꽃이 어제는 어땠고 그저께는 어땠는지 그 꽃만 아는 겁니다.

이제 "꽃길만 걸어"라는 말이 저에게는 결코 무한 긍정 멘트가 아닙니다.

인생이란 게 원래 이처럼 더럽게 복잡하고 힘겹고, 그러다가 또 햇빛 쨍하니 살 만하고 그런 거니까요.

그 양면성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아름다움으로 소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로 꽃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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