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어느 날, 갑자기 지금까지 해놓은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어 울고 싶을 때는 마음껏 울어도 좋다.

울어야 속을 비우고 비워야 채울 수 있으니까.

다만 지금이 끝이 아니라는 것만은 스스로에게 꼭 말해주자.

20대에 팝을 즐겨 듣던 사람이 60대가 됐다고 갑자기 트로트로 취향이 바뀌는 일은 드물다.

젊은 시절에 누리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은 나이가 들어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렇게 젊고 건강하고 트렌디한 60대 이후의 시간을 여전히 ‘노후’라 부른다.

나는 예전부터 이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노후라는 말에는 그 시기를 채우는 콘텐츠가 없다.

노후라는 관점으로 인생을 바라보면 줄이고 아끼고 포기하는 것밖에 없다.

어떻게 인생의 절반을 지나자마자 40년이나 되는 길고 긴 시간을 노후라는 단어 하나로 묶을 수 있나.

생명이 붙어 있는 한, 내 소중한 시간을 그렇게 수동적인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사람만 봐도 된다.

퍼스트 라이프는 젊고 아름답고 성장하는 재미가 있지만, 하기 싫은 일이 절반이고 싫은 사람과도 계속 얼굴을 봐야 한다.

그런데 이제는 지난 50여 년간 스스로를 위해 준비한 선물 같은 시간, 인생에서 제일 좋은 시절이 온 것이다.

마침내 60세에 최고의 황금기를 맞고 보니 이 모든 것이 나의 치열했던 40대가 준 선물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하루에 1센티미터씩 성장하는 내가 기특하다.

여전히 나에게서 희망을 발견하는 내가 자랑스럽다.

앞으로 실패도 많이 하고 몸은 고달프겠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너무 신난다.

나는 내 인생의 황금기, 60대가 진심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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