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을 살아보니 이제야 알겠다.

40대를 충실히 살아내면 진짜 게임은 50대에 시작된다는 것을.

내가 부족하거나 못나다고 결론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

40대는 아직 한창 더 커야 할 시기다.

그동안 고생해서 만든 구슬을 가지고 아름다운 목걸이를 만들어야 할 시기다.

내가 뭐 하고 살았나 싶고 초라해 보이는 것은 결코 내가 부족하거나 못나서가 아니다.

마흔에는 조금만 노력하면 금방 뭐라도 완성될 것처럼 보이지만, 소리만 요란할 뿐 막상 들여다보면 내실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데 왜 여전히 돈이 없지?

내가 바보같이 살고 있나?

더 열심히 달렸어야 했나?

40대 때 나도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나만큼 분주히 사는 사람도 드물었다.

하나의 커리어가 무르익어 프로페셔널이 되고 돈을 벌기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적어도 20년은 더 뛰고 나서 대차대조표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때 받는 성적이 진짜 내 인생이다.

59세까지 이룬 것들이 100세까지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그러니 인생을 지탱할 수 있는 건강과 체력, 매달 쓸 수 있는 돈, 100세까지 살고 싶은 집, 자존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위치,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취미, 품위 있게 나이 들 수 있는 가치관과 철학까지, 60세 이후에 원하는 모습대로 살 수 있도록 인생 계획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만약 내가 마흔 살에 강사를 그만뒀다면 지금의 김미경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돈도 벌다 말았을 테니 지금까지도 경제적으로 불안했을 것이다.

마흔은 원래 완성되는 나이가 아니라 뭐든지 되다 마는 나이다.

과정의 나이지 결과의 나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마흔은 곧 안정’이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버리자.

마흔에게는 격렬하게 구슬을 만들고 용감하게 꿰어보는 ‘도전’이나 ‘성장’이란 꼬리표가 훨씬 더 현실적이다.

인생의 온갖 변수와 시련 속에서도 마흔까지 살아냈다면 당신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다.

40여 년간 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 구슬들을 어루만지며 그동안 고생한 나 자신을 다독여도 괜찮다.

함께 뛰어줘서 고맙다고 수백 번 말해주어도 좋다.

그렇게 고생한 참 고마운 나에게 우울과 불안 대신 빛나고 값진 목걸이를 선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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