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40대의 나는 하루하루 흔들리고 있었다.

마흔이 넘도록 나잇값을 못 하는 것 같아 우울했고, 이제는 정말 늦은 것 같아 불안했다.

그렇다. ‘우울’과 ‘불안’은 그때나 지금이나 40~50대를 관통하는 단어다

마흔이 된 지금까지 이룬 게 없다는 자괴감.

마흔의 우울은 이 자괴감에서 비롯된다.

30대까지만 해도 믿었던 모든 희망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게요.

당신은 잘못 살지 않았어요.

자신의 꿈을 좇아 성실히 잘 살아왔으니 스스로를 의심하지 마세요.

잘못된 건 딱 하나, 마흔에 모든 걸 이루고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뿐이에요.

그 생각 때문에 지금 이렇게 우울하고 힘든 거예요.

안 해도 될 좌절을 굳이 하고 있는 거라고요."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인생 정산이 아니다.

평생 간절히 바랐던 꿈,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볼 두 번째 기회를 꽉 붙잡기 위해, 오늘 하루를 진정한 황금기로 만드는 것이다.

TV에서 내 이름을 내건 〈김미경 쇼〉를 진행한 게 마흔아홉의 일이고, 나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저서들도 대부분 쉰 전후로 썼다.

스물아홉부터 40대 중반까지 15년간 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 강사일 뿐이었다.

확신보다 질문이 더 많았던 마흔 즈음의 내 인생 성적표는 너무나 초라했다.

남들처럼 40대가 되면 원하는 커리어도 안락한 가정도 넉넉한 돈도 가질 줄 알았는데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다.

내가 가진 것은 오직 하나, 수많은 도전을 통해 얻은 경험뿐이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 탓에 30대 내내 좌충우돌하느라 콘텐츠는 많이 쌓았다.

돈을 못 벌면 경험이라도 벌겠다는 생각으로 버틴 덕분에, 지금 당장은 뭐가 될지 알 수 없는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나의 ‘실패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가끔 속상한 날에는 저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어 갖다 버리고 싶기도 했지만, 강사 일을 너무 사랑했기에 차마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재미있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도대체 쓸모라곤 없어 보였던 하나하나의 콘텐츠들이 쌓이면서 절대적 양이 많아지니, 그것들끼리 서로 연결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공부했던 여러 분야의 지식과 그동안의 경력이 더해지자 양성평등 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 여성 마케팅 같은 나만의 차별화된 교육과정이 만들어졌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당장 쓸모도 없고 돈도 안 돼서 실패 창고에 쌓아두었던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 콘텐츠가 사실 소중한 자산이었다는 것을.

이 자산들은 마치 구슬과 같아서 하나씩 들여다보면 뭐가 될지 모르지만, 일단 꿰기 시작하면 너무나 귀한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단 구슬의 양이 절대적으로 많아야 한다.

그래야 목걸이든 팔찌든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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