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새 화병 안의 물을 모두 삼키고 활짝 피어올라 있었다. 시들기는커녕 전보다 더 풍성해지고 해사해져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뭉클했다. 역시 꽃들은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만 살아내고 있었다. 그래, 그럼 그렇지. 누가 누굴 걱정하고 앉았니. 나나 잘하자. 제발 나도 꽃처럼 잘 좀 살아보자.

늘 꽃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싫어했다든가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별 관심이 없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생의 대부분 동안 나는 꽃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채 그냥 살아왔다. 내가 자라나느라 바쁘고 정신없어서. 나를 피워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숨차고 버거워서.

물론 내 삶을 살아내느라 보지 못한 것이 어디 꽃 하나뿐일까 싶긴 하지만.

꽃잎 물들어가듯 절로 좋은 마음이 우러나는 순간들이 내게도 가끔 한 번씩은 찾아와주었다

가만. 그런데 지금 보니 꽃 때문이 아니었네. 꽃과 함께 다가온 사람들이 내게 좋은 마음을 전해주었네. 꽃 속에 사람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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