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사연’ 소개하는 일을 오래도록 해왔으나 이제 ‘나의 사연’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이쯤에서,
나를 들여다본 일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그맨이 썼다고 해서 웃길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 기대를 내려놓으시길.

16세짜리 아들과 아내와 살고 있는 쉰 살의 대한민국 가장, 직업이 개그맨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내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눠본 적은 종종 있었다.

내 인생 어느 시기에, 당시의 삶에 대해 칭찬이든 지적이든 위로든 다른 사람과 서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에게 ‘나’를 털어놓게 된다

스무 살 이후부터 20년 넘게, 나 자신을 포장이라도 해서 남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진짜 나를 드러내고자 했던 마음을 늘 막아서고 있었다

몇 해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내게 주고 간 큰 선물이 있다

"태균아, 인생은 허무하도록 짧단다. 나중은 없으니까 지금이라도 네가 좋아하는 거, 네가 뭘 하면 행복한지를 찾아서 즐기면서 살아."

엄마의 귀한 선물을 받은 후 나는 남이 바라보는 나보다는 ‘내가 보는 나’에 집중했다.

나를 알고 싶었다. 그러려면 대화가 필요했다. 나 자신과의 발가벗겨진 솔직한 대화 말이다.

지금의 내가 그 시절의 나를 위로하는 거였다.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구나. 태균아, 지금 잘하고 있어.’

글을 쓰면서 어설프고 서툴고 나약한 나를 발견했고, 그런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50년을 살았지만 많이 늦은 것 같지는 않다.

더 늦기 전에 이쯤에서, 나를 들여다본 일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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