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영숙 여사가 가방 안에 파우치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기차는 평택 부근을 지나고 있었다.

자신을 믿기로 했다

다른 노숙자들에게 맞아가면서까지 파우치를 지킨 것부터,

주인에게 잘 돌려주기 위해 꼼꼼하게 확인을 한 것까지,

사실 어지간한 책임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편의점은 폐기된 거 안 먹여요. 알바한테도, 당신한테도.

그러니까 제대로 된 거 먹어요

존재하지 않는 막내딸 같은 시현과의 대거리는 늘 즐겁다

"역사 교사로 정년을 보낸 내가 한마디 하자면, 국가고 사람이고 다 지난 일을 가지고 평가받는 거란다.

네가 그동안 한 짓들을 떠올려봐라. 너는 너 자신을 믿을 수 있니?"

서울역 노숙자의 끼니는 걱정하면서, 집 나가 술 취해 허덕이고 있는 아들은 왜 못 챙기는 걸까?

당연히 준희와 함께하는 시간이 싫지 않다.

하지만 그 시간을 자신이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염 여사의 일과는 딸이나 손녀의 일과 겹치면 후순위로 밀리는 게 당연한 것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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