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램의 의욕도 생기지 않는 때가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어떤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내 안에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아 올려 그 안에 자신을 가두었습니다. 그 누구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나 혼자 내팽개쳐진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시기에 손에 든 고전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고전에는 위로를 핑계로 자기 할 말만 늘어놓는 오만함이나, 충고나 조언이라는 껍데기로 포장한 무례함이 없었습니다.
고전이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누구일까?’와 같은 고민에 ‘바로 이거다!’라는 정확한 답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을 확장하면서 내 안의 벽돌을 조금씩 두들겨 부수고, 벽을 허무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고전을 읽으면서 얻은 작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서 먼저 아이와 함께 고전 독서를 시작해보았습니다.
고전을 읽혀서 천재를 만들거나 부자를 만들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아이와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만큼 고전을 읽고 필사했습니다
고전을 읽는다고 당장 천재가 되는 것도,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고전 독서가 ‘당당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초체력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독서‘만’ 해서는 무엇인가를 이룰 수 없습니다. 고전 독서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면서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해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전은 대부분 굉장히 불친절합니다. 작가들의 생각을 살짝 엿볼 수는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할까?’,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계속 던지면서 내면과 꾸준히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문학작품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고뇌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데미안》을 보세요.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탐색해가면서 질문합니다.
많은 고전의 작가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에 질문을 던집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자신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냅니다.
고전을 많이 읽으면서 이런 질문과 대답을 따라가다 보면 자기를 성찰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인간 정신은 타인의 생각을 소유함으로써가 아니라, 자신만의 판단기준을 세우고 자신만의 생각을 생산함으로써 비로소 참된 자유를 얻는다.
고전을 찬찬히 읽다 보면 내 생각을 한 번씩 정리해볼 수 있는 문장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모두 진실인지, 내가 판단하는 기준은 올바른 것인지, 나는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대다수가 생각하는 대로 끌려가면서 내 판단의 기준으로 생각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보면 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갈매기 조나단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조나단은 평범함을 거부함으로써 살아갈 이유를 찾습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유로워집니다. 그에게는 먹이가 전부가 아니라 비행을 통한 성장이 삶의 목표가 되죠.
아이를 공부만 하는 모범생으로 만드는 것이 교육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나만의 판단기준을 세우고, 자기만의 생각을 생산하는 그런 아이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 고전 독서 교육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부모가 먼저 읽고 감동을 받은 책이어야 합니다. 굳이 유명한 책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되도록 쉬운 책부터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쉬운 책이지만 그 진가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어린 왕자》를 못 읽어봤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읽어봤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이야기하려고 한 핵심적인 메시지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나요?", "아이들에게 읽어준다면 어느 부분을 읽어주면 좋을까요?", "그 이유는?"이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다란 코끼리가 보아뱀에게 잡아먹힌 그림 말고 《어린 왕자》에 대해서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제대로’ 다시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추천’은 ‘추천’일 뿐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니 참고만 하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어떤 책을 선택해서 아이와 함께 읽을지는 아이의 흥미와 관심을 생각해서 각자 결정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먼저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은 책을 아이들에게 읽도록 권해주라는 것입니다.
내가 잘 모르면서 과제 던져주듯이 읽으라고 하면 아이들은 고전에 전혀 흥미를 느낄 수 없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읽힐 좋은 책은 꼭 사서 읽어야 합니다.
중요한 페이지는 접고, 좋은 부분에 줄을 긋고,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나 연결할 만한 참고자료 등을 메모해두고 나중에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모든 책을 다 사라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와 함께 읽을 고전은 꼭 사서 읽으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는 실용서도 필요에 따라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읽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책들은 한 번 읽으면서 핵심만 정리해두면 됩니다. 굳이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전을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장소에 비치해둡니다. 가족들과의 대화 중에 뜻이 모호한 단어가 나오면 누구든 사전을 찾아 정확한 뜻을 큰 소리로 모두에게 읽어줍니다.
국어사전, 영어사전, 옥편을 비치해두고 아이들이 어떤 단어의 뜻을 물을 때마다 사전을 직접 펼쳐서 읽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인터넷 사전을 활용해도 되지만, 종이로 된 사전을 활용하시면 더 좋습니다.
한 단어를 찾으면서 인접해 있는 단어들도 보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휘를 확장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빌릴 책은 A4 용지 한두 장 정도로 요약이 가능한 실용서입니다.
한번 읽고 핵심적인 정보만 뽑으면 되는 책이죠. 굳이 사서 책장을 비좁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빌려서 빨리 읽고 핵심만 뽑아서 정리하면 됩니다.
물론 신간 중에서 꼭 빨리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비용을 아끼지 말고 빨리 사서 읽는 것도 좋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책을 사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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