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보통의 삶을 바라는 건 잘못된거 아닌가

지금껏 난 내가 특별한 사람인 줄 알았다. 원하는 일을 손에 넣지 못하는 건 단순히 마음먹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가진 원래의 재질은 특별한데 그놈의 ‘열심’이 모자라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거라 믿었다. 그래서 나를 더 다그치고 가혹하게 채찍질했다
왜 나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고, 보통의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여전히 나는 나를 모른다. 하루하루 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중이다. 어제보다는 오늘 나를 더 알게 되었고, 오늘보다 내일은 조금 더 나를 알게 될 것이다.
내 그릇의 크기를 냉정하게 파악한 후 내 인생에 ‘특별함’이라는 단어를 지웠다.
나라는 그릇의 크기와 재질을 인정하고 나니 열심이란 채찍으로 나를 괴롭히는 일도 멈추게 됐다.
대신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말로 다독였다. 거대한 성과가 주는 큰 성취감 대신, 작은 성취를 이룰 사소하고 하찮은 목표치들을 일상에 뿌려 놓았다.
과자, 빵, 떡 같은 탄수화물 덩어리는 일주일에 한 번만 먹자. 아무리 추워도, 더워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운동을 하러 가자. 하루에 5분이라도 좋으니 책을 펼쳐 보자
이렇게 난 손에 닿는 거리에 있는 작지만 선명한 목표들을 초과 달성하며 살고 있다.
덕분에 나는 어쩌다 크게 행복한 사람이 아닌 매일 행복함을 느끼는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무슨 일이든 경험이 쌓이면 스킬과 깨달음이 생긴다.
문제 해결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것(그나마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먼저 워밍업을 한다.
문제의 성향을 파악하고, 작은 성공의 기쁨을 몸에 채운다. 성취감으로 단단히 중무장하고 거대한 문제 앞에 선다. 맨몸으로 섰을 때보다 분명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다.
큰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양말이나 속옷처럼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문제를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게 풀린다. 반면 단순하게 접근하면 쉽게 풀리기 마련이다.
의지도 약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나는 늘 시도하기 전에 포기부터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그나마 날 버티게 해 준 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아니었다. 지난날, 보석처럼 박혀 있는 반짝이고 기뻤던 순간의 기억들이었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 순간들의 기억 덕분에 삶의 끈을 잡은 손에 한 번 더 힘을 꽉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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