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있는 다른 내가, 부족함이 많은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가끔 그 소리가 거슬려 양손으로 귀를 막아 보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사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나 자신에게 가장 해 주고 싶은 말들이다.
나는 내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정답이 다르다. 그 정답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상대가 인사를 잘 받아 주지 않거나 내게 호감을 보이지 않으면, 상대를 부정적인 사람으로 단정 지어 버렸다. 아마 나도 모르게 통찰력이 있다고 과시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을 많이 만나 보니 첫인상도 무시할 수 없지만, 점점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처음에는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건방져 보이던 사람도 나중에 알고 보니 낯을 많이 가리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고, 친절하게 인사를 하고 자주 웃어도 뒤에서 사람을 욕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어디서 떨어지면 낙오자가 되는 거지? 그런 선은 어디에도 없어. 우리의 삶만큼 수많은 선(길)이 있단다."
나는 언니가 몇 백 번 울어도 된다고 생각해.
정말 중요한 것은 눈물을 참는 것이 아니라 눈물을 닦을 용기야.
자신의 손으로 눈물을 닦으려고 노력하는 언니가 정말 자랑스러워.
현재 어려운 문제에 맞서는 사람들에게 "힘내!"라는 말을 하기가 두렵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누구보다 힘을 내고 있으니까.
"여기 칼이 있잖아. 지금까지 싸우다가 이런 칼을 내 코앞까지 들이댄 놈들이 많았는데 그런 놈들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놈이 어떤 놈이라고 생각하니?"
"음, 상상만 해도 무서워요. 칼을 보여 주는 것 자체가 이미 위험한 사람인데요."
"그래, 그건 인정해.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놈은 큰 칼을 가진 놈도 아니고 싸움을 잘하는 놈도 아니야. 신기하지? 웃긴 게 사실 그 반대야. 사유리, 무슨 말인지 알아? 가장 위험한 사람은 공포심을 크게 안고 있는 놈이야."
"겁쟁이는 죽음에 앞서 여러 차례 죽지만, 용기 있는 자는 한 번밖에 죽지 않는다."
"싸움을 잘하는 놈은 오히려 위험하지 않아. 걔들은 어떻게 싸우는지 잘 아니까. 문제는 겁쟁이들이야. 이런 놈들은 자신이 무서워서 극단적인 행동을 해 버려.
그래서 아무리 나보다 약해 보여도 상대의 칼을 쥔 손이 떨리고 있다면 그때는 무조건 도망쳐야 해. 그것이 살아남는 방법이야."
당신에게 쉽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실 그 사람은 누구보다 약한 존재이다. 지는 것이 무서워서 혀를 떨고 있는 겁쟁이니까
모든 싸움에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는 감정이 깔려 있다.
잘 싸운다는 것은 그 싸움으로 서로의 마음이 가까워지고 더욱 발전적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싸울 때 제일 불편한 사람들은, 한 쪽 이야기만 듣고 ‘적’과 ‘편’이 되는 제3의 사람들이다
아빠는 어린 내게 긍정적인 생각은 지적인 생각보다 문제를 더 쉽게 풀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주셨다.
아이가 대답할 때까지 계속 물어봤다. 나의 질문 공격이 계속되자 그 아이가 갑자기 내 곱슬머리를 잡아당기며 "빠까(바보)."라고 말했다. 난 집에 돌아와서 아빠에게 방금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그 한국 친구 눈치가 빠르네. 네가 바보인 것을 눈치 챘으니까. 앞으로 친하게 지내."
다음에 그 아이와 만나서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니 즐거웠다
나는 매일 일기장에 일기를 쓴다. 원래 모든 것을 쉽게 ‘작심삼일’로 끝내는 나지만, 일기 쓰기를 깜빡하거나 중간에 포기한 적은 없었다. 나의 일기장은 연필도, 노트도 필요 없다.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내 인생의 일기장에는 매일 글자가 쉬지 않고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평소에는 그 일기장의 존재를 잊고 살아도 힘든 일을 겪을 때, 사람에게 이유없이 상처를 받았을 때,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닥쳐왔을 때 그 일기장을 펼쳐 조용히 읽어 본다.
일기는 어떤 순간이라도 능동태로 기록한다. 결코 수동태로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내 인생에서 남이 나에게 한 일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이유 없이 모욕을 받았을 때, 일기장에는 상대가 내게 한 행동의 다음 장면부터 적는다.
내가 어떤 자세로 그 상황을 바라보고 어떤 자세를 보여 줬는지. 일기장은 언제나 내가 했던 행동에만 집중하라고 과제를 준다.
오늘도 이 순간순간 나의 일기는 쓰이고 있다.
그 일기장의 몇 페이지를 열어도 최대한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 내 인생의 이야기는 내가 만드는 것이니까.
시간을 투자와 낭비로만 평가하는 것은 ‘결혼까지 가지 않는 연애는 모두 낭비다.’라는 말처럼, 결과만 보고 인생의 의미를 간과하는 일이다.
결과는 각광과 큰 박수를 받지만, 사실 그만큼 큰 박수를 받아야 하는 것은 과정이다.
결과의 빛이 눈부셔서 과정은 늘 그림자 역할을 하지만, 밝은 빛을 진정시키는 것도 그림자다.
환한 빛이 계속 비치면 뜨겁게 달아오르게 마련인데, 빛을 가려 주는 그림자가 없으면 결국 자신도 모르게 화상을 입고 만다
만약 내 앞에 자신의 일을 잘하는 사람과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난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도움을 주고 끝까지 실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아끼고 그 꿈과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성공한 것이다."
"네 인생의 조종석은 너의 자리다. 남에게 그 자리를 맡긴다면, 네 인생은 목적지를 잃어버린다."
밤늦게 촬영을 마치고 한강 위를 지날 때면 멀리서 수많은 자동차 불빛이 보인다.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 같다.
차에 탄 사람들은 자신의 자동차 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를 것이다. 당연하다. 자기 자동차의 불빛은 그 차 안에서 볼 수는 없으니까.
가끔 생각한다. 사람 사는 이야기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매력은 쉽게 알아보지만, 신기하게도 자신의 매력은 제대로 못 볼 때가 많다. 자신감이 없을 때는 스스로를 더 미워하고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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