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능 선사와 백이정의 시작은 작고 초라했다. 하지만 작은 물방울 같은 가르침은 수많은 제자들을 불러 모았고, 결국은 역사 속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겨놓았다.
우리의 배움도 마찬가지다. 모든 시작이 미약할 수밖에 없지만, 배움의 시작은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작은 용기를 발휘해서 배움을 시작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가 다를 뿐 결국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과 방법에서 차이가 있을 뿐 행복을 향한 도전이라는 본질에서는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많은 만남이 있다. 개중에는 옷깃만 스치는 만남도 있지만 운명을 바꾸는 만남도 있으리라.
어떤 만남을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모두 후자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운명을 바꾸는 만남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 책이 옛 스님들의 말씀에 얽힌 이야기를 짜깁기한 그저 그런 책이 될지 아니면 운명을 바꾸는 시작점의 역할을 할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것이나, 어린아이가 세발자전거에서 두발자전거로 바꿔 타는 것처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것이리라
사랑은 지친 인생을 보듬어주는 휴식 같은 존재다
무업 선사가 입버릇처럼 했다는 이 말의 뜻은 앞일을 섣불리 예측하거나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다. 무업 선사는 어릴 적부터 천재성을 발휘했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을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에 비유하는 것은 그만큼 종잡을 수 없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수입과 지출을 명확하게 나눌 수 있는 경제활동이나 땀을 흘리는 만큼 근육이 커지고 살이 빠지는 운동과는 다르다.
돈이나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 ‘마음’이다. 망상을 버리고 오로지 마음으로 대할 것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다."
하루 잘 보내라는 덕담처럼 들리지만, 선사가 전하고자 하는 뜻은 더 깊고 우아하다.
현재라는 관념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느끼는 순간 이미 과거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시간은 우리가 기뻐하거나 슬퍼하거나 혹은 좌절하거나 반성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물처럼 계속 흘러간다.
거대한 사건도 찰나에 내려진 작은 결정이나 생각에서 비롯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짧고 소소한 만남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이 오랜 만남이 되고, 결국 결혼으로까지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실패와 착오를 겪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매일 매일이 행복하고 좋은 날이라고 되뇌어보자.
내가 왜 그 또는 그녀를 좋아하는지 스스로에게 설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었을 때 상쾌한 바람과 맑은 하늘을 보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말이다.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단지 사람이 변할 뿐이다. 매일 매일 바뀌는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사랑은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엘도라도나 무릉도원 같은 이상향 같은 존재로 남을 것이다.
비가 오지 않아도 꽃은 피어나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버드나무 가지는 저절로 흔들린다.
_ 조주 선사
고승의 가르침 속에 꽃이 피고 지고 버드나무 가지가 흔들리는 이유는 비와 바람이 아니라 꽃과 나뭇가지에 내재되어 있는 운명 혹은 힘 때문이다.
네가 머무르는 곳의 주인이 되어라. 그러면 그곳에서 진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_임제 선사
남과 똑같은 삶이 행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자기 집 열쇠를 남에게 맡기는 사람은 없듯이 자기 인생을 남에게 맡기는 일도 없어야 한다
해골 썩은 물을 마신 것을 재수 없는 일로 치부하지 않고 그 속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원효 대사의 깨달음은 내 삶의 주인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말과도 통한다.
경쟁 속에서 잊고 지내던 ‘나’를 일깨워주는 말이다.
성공이라는 최면에 걸려 있는 우리의 뒤통수를 망치로 세게 내려치는 말이다.
내가 하는 일을 남이 모르게 은밀하게 해서 흔적을 남기지 말라. 멈추지 않고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 중요한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_동산 선사
아무리 성공이 중요하다고 해도 남의 눈에 띄어야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많다. 그 중 하나가 동산 선사가 말한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다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서 나오고 싶지만 주변의 만류로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 하나같이 배가 부르다, 없어져봐야 소중한 줄 안다는 말로 충고 아닌 협박을 한다. 결국 지옥 같은 생활을 이어나간다.
우리가 안정된 생활이라고 믿는 것은 사실 미친 코끼리를 피해 뛰어든 우물 안에서 쥐가 갉아먹고 있는 칡넝쿨을 의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곧 칡넝쿨이 끊어져버리지만 당장은 괜찮다는 착각을 하는 셈이다
현실에 만족하는 것은 안주가 아니라 퇴보를 의미한다.
시간을 비롯해서 세상은 계속 앞으로 가는데 나만 멈춰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잊고 살아가지만 살아간다는 것을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지의 시간과 그 시간 속에 있는 삶을 가로지르는 것이 도전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작은 것은 부풀려지기 마련이고, 부풀려진 것들은 치유할 수 없는 갈등으로 번지기 일쑤다.
그러므로 규칙의 장점에 빠져들어 그것이 가진 단점을 잊어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산호의 가지마다 맺혀 있는 이슬에 하늘에 떠 있는 달이 비추인다. 달은 하나지만 이슬에 맺힌 모습들은 제각각이다.
그것들 중에 어떤 것이 아름다운지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산호의 이슬에 비추인 달은 수백 개이고,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은 단 두 개뿐이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우열을 가릴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속에서 그것들의 무게는 똑같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세상에 보이기 위한 도전이 아닌 나를 위한 도전을 해야 한다
문답은 끝없이 이어졌다. 미쳐서가 아니다. 스스로에게 깨어 있으라는,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라는 암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서암언 선사가 자신을 주인공이라고 부른 것은 뒤처지고 있지만 따라잡을 수 있으며, 그것이 나아갈 길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했기에 그 역시 천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비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없지만 자신의 인생을 오롯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더없이 위대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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