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들은 얼굴이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얼굴은 언제부터 인생을 향해 의미를 던지고, 용모를 중시하게 될까?

누군가는 얼굴 때문에 손해를 보지만, 누군가는 덕분에 우위를 점한다. 이 외모의 도시에서 무섭게 생긴 얼굴은 일종의 보호기제가 될 수 있다

몇 년이 지난 후에 다시 니타를 만난다면, 어쩌면 그녀의 얼굴에서 요동치는 세월을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정말로 그녀의 얼굴에만 시간이 멈춰 자잘한 손해를 보는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머리카락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냄새와 기름때, 비듬, 헤어 왁스의 찌꺼기, 심지어는 머릿니, 버짐, 서캐가 숨어 있다. 곱슬머리, 직모, 구불구불한 모양, 나선 모양, 검은색, 적갈색, 황금빛…. 모든 가닥은 한 사람의 체질 정보가 기록된 DNA 암호다.

머리카락과의 접촉은 손이 맞닿는 것보다 나를 더 불안하게 한다

머리카락은 머리에서 자란다.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고 외형을 완전히 바깥으로 드러내지만, 실은 지극히 내향적이다.

나는 마음 한구석이 서늘했다. 할머니는 전화를 받을 때, 수화기 저편의 멀고 낯선 세상과 마주할 일이 두렵고 불안하셨을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 청력이 퇴화하면 세상은 거대한 무언극의 무대가 된다.

귀는 나이를 향해 독재를 뻗치기 시작한다.

우리의 만년을 침묵 속에 가두는 것이다. 하지만 꼭 나쁘지만은 않다. 침묵은 일종의 보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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