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말고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은 없나요? 연극을 좋아하는 거랑 연극을 업으로 하는 건 다르답니다."

"연극 말고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은 없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내가 동물을 좋아하고, 누군가를 살뜰히 보살피고 챙기는 일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나 저녁 시간을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고, 나의 꿈을 꾸준히 실현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자 생각이 달라졌다.

나는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한 것이 아니라 현실과 꿈을 모두 잡은 사람이었다.

반드시 꿈꾸던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만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남들은 나의 정체성을 입맛대로 규정하겠지만 이제 의식하지 않는다.

쉽게 말하는 그 현실과의 타협은 결코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꿈과 현실 모두를 잡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에 눈 뜨는 게 기다려지는 삶을 매일 반복하는 행운이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꿈은 소위 말하는 본업으로만 이루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도 최정상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한 분야에 통달한 전문가가 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에 나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모든 일에 욕심을 내고 있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싶은 만큼만 일하는 박쥐라고 욕하면 어떤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박쥐다.

서른을 넘어서자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 친구들은 다들 "누가 좀 시켜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수동적으로 살다 보니 능동적으로 뭔가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일이 힘들어진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조차 잊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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