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홈쇼핑은 훌륭한 경영학 교재다", "홈쇼핑만 잘 봐도 세일즈 강의를 들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일견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홈쇼핑을 보면 사람들의 숨겨진 욕구를 잘 이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TV 채널을 돌리는 순간 홈쇼핑 관계자와 쇼호스트, 고객들의 심리게임은 시작된다.

쇼호스트는 밝은 표정과 적극적인 자세로 상품을 소개하는데, 상품의 매력과 가격의 매력, 상품의 희소성, 다양한 혜택 등을 강조하기 시작한다.

상품이 속해 있는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강화하고, 구매자들의 긍정적인 사용 후기도 적극적으로 알린다.

‘1등, 원조, 신상품, 무료, 할인, 무이자, 즉시 배송·설치, 사은품’ 등의 말도 쏟아낸다. 오프라인 상점이나 다른 오픈 마켓에 비해 경쟁력 있는 가격, 해당 상품의 구입 기회가 오늘 딱 한 번뿐임을 강조한다.

또 "일단 주문했다가 마음에 안 들면 반품하셔도 됩니다" 하면서 망설이는 사람을 결정적으로 유혹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최고의 방법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누구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사람들은 궁극적인 욕구를 충족해 주는 사람을 신뢰하고 그 사람의 부탁은 무엇이든 들어주고 싶어 한다.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심으려면 언제나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라"고 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말의 시대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빠서 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시간이 없다.

문제는 항상 ‘시간’이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긴 것은 악이요, 짧은 것은 선이다.

간결하게 요약해서 말하려면 시시콜콜 모든 것을 말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간결하게 말해 나를 돋보이려면 먼저 말하는 목적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만 압축하고 도려내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거기서 다시 핵심과 주요 부분만 편집해서 말하는 훈련을 해둘 필요가 있다.

교수님은 ‘한두 문장으로 말하는 훈련’을 시켰다.

길고 지루한 답변을 하면 "방금 한 이야기를 한두 문장으로 줄여서 다시 말해 보게"라고 했다.

연로하신 어머니가 한 번 들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쉽게 이야기하는 훈련을 시킨 것이다.

이 훈련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어떤 종류의 메시지라도 간결하게 핵심을 짚어내는 훈련이 되었다.

아무리 복잡한 사안이라도 미리 준비하면 한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요약이 안 된다는 것은 자신의 머릿속에 명쾌하게 정리가 안 되었다는 뜻이다.

한두 줄로 간결하게, 그러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핵심적으로 압축할 수 있을 때 설득력이 나온다.

사람들은 30페이지짜리 제안서를 읽지 않는다. 5분 동안의 설명조차 들어주지 않는다.

나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이라는 말로 시작했다.

임원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결론을 먼저 말한 다음, 그 이유와 원인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면서 프레젠테이션을 마쳤다.

사람들은 정곡을 찔린 듯 ‘딱 이거다!’ 싶게 가슴이 뚫리도록 말하는 사람에게 감탄을 한다. 핵심만 콕콕 짚어서 누가 들어도 이해하기 쉽게 말을 하는 사람이 설득의 고수다

내 주장을 상대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시키고 싶을 때는 숫자를 사용하는 게 좋다. 숫자는 기억하기 쉽기 때문이다.

설득의 고수들은 똑같은 말을 해도 숫자를 사용해서 전달한다.

‘판매량이 많아졌다’고 하지 않고 ‘판매량이 10만 개를 돌파했다’고 하고, ‘잘 팔리는 교재’라고 하지 않고 ‘열 명 중 여덟 명의 학생이 선호하는 교재’라고 한다.

묘사력을 높이려면 형용사를 의식적으로 자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엄청나다’의 경우는 구체성이 떨어지므로 ‘엄청난 양의 종이’보다는 ‘종이 만 장’이라고 하는 게 낫고, ‘많은 직장인’이 아니라 ‘70퍼센트의 직장인’이라고 하면 구체성을 띌 수 있다.

설득을 할 때는 정확한 숫자로 제시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수치가 있는 주장은 주관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객관적·과학적이며 사실처럼 여겨진다. 이런 장점이 있으므로 확보한 수치가 있다면 그것을 반드시 활용하여 신빙성을 높여야 한다.

설득의 고수가 즐겨 쓰는 포인트는 이것이다.

‘금액이 작을 때는 퍼센트로 제시하고, 금액이 클 때는 실제금액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만 원짜리 상품을 할인해서 8천 원에 판매하는 경우에는 "2천 원을 할인해 드립니다"라고 하지 않는 게 좋다. 더 이목을 집중시키려면 "20퍼센트 할인해 드립니다" 해야 더 저렴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금액이 큰 상품인 경우에는 "5퍼센트 할인"보다는 "지금 구입하시면 50만 원을 현금으로 돌려드립니다" 해야 고객의 지갑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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