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에게서 배운다

어떤 분야든지 가장 좋은 학습법은 그 분야의 최고를 찾아서 그를 연구하는 것이다.

부富를 얻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사실 이 방법은 매우 상식적인 것인데, 살면서 느끼는 바는 이런 방식으로 학습하는 사람들의 수가 의외로 적다는 것이다.

먼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루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생애를 연구하고, 그들이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어떤 결단을 내렸는지를 자신의 현 위치에 대입해 보는 것은 결코 재미있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쓴 책도 읽어야 하고, 관련 자료도 읽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작업은 시간이 꽤 필요하다.

사람들은 그래서 더 편한 방법을 찾는 듯하다. 예를 들어 화끈하게 ‘돈 버는 비법’을 다룬 책을 찾고, 그것에 열광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열광은 일시적인 충동에 멈추는 경우가 많다.

역설적이게도 부자가 되는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인내와 끈기 같은 지속성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 다른 이유는 너무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인 것 같다.

큰 부자들의 삶에 귀를 기울이면, 그들은 한결같이 절대로, 정말 절대로 빨리 부자가 되는 길은 없다고 얘기한다.

가치투자의 창시자이자 최고의 투자가인 워렌 버핏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은, "월스트리트나 다른 어떤 곳에서도 부자가 되는 쉽고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얘기한다.

부자가 되고픈, 아니 어느 정도라도 넉넉한 살림을 빨리 마련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는 너무 한가하게 들린다. 이것도 또 다른 역설이다.

제대로 된 부자들은 대부분 실패라는 인생의 계곡을 거쳐 정상에 올라간 사람들이다.

물론 운이 좋아 단기간에 큰 부를 손에 넣은 사람도 있지만, 단 한번에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정상에 올라 보지 않은 자들만이 빨리 정상에 오르고 싶어 하는 법이다.

만일 부자학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인간학일 것이다.

부자란 본질적으로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자의 사전적 의미인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소유자인 사람을 떠난 부는 의미가 없다.

속 의미는 다르지만 옛 어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난 것은 아니다.

부자 혹은 부자가 되는 방법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이유가 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학문적인 이유로 부자를 연구하는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동기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사람의 문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부의 축적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의사 결정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인생의 결과란 수많은 의사 결정의 총합이다.

비슷한 학력, 비슷한 조건의 부모 밑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유하는 부의 크기가 달라진다.

이들의 의사 결정 과정에 도대체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내가 그때 거기에 투자했어야 하는데.", "내가 그 회사로 자리를 옮겼으면 지금 팔자가 달라졌을 텐데.", "그 여자(혹은 그 남자)와 결혼했으면 지금처럼 지지리 궁상으로 살지는 않겠지."라는 얘기를 듣는다. 사실 이런 얘기들은 모두 의사 결정에 관한 것이다.

의사 결정이 달랐기 때문에 자신의 현재 삶이 달라졌다는 것을 조금은 후회를 섞어 표현한 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부자들의 의사 결정 방식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의사 결정 방식에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찾을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부의 발생론적 근거와 부자들의 의사 결정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부자들은 사회적 관계에서 태어나고 만들어지는 존재다.

인간은 인종에 관계없이 모두 생각하는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인데, 왜 어떤 이들은 부자이고 다른 이들은 그렇지 못할까.

부자란 인간 세계의 구분법이지 동물 세계의 구분법이 아니다.

물론 다람쥐 같은 동물도 나중을 위해 도토리를 저장한다. 하지만 도토리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부자 다람쥐와 가난한 다람쥐로 나누지는 않는다.

조금 거창하게 얘기하면, 부자라는 것은 인간 사회만의 특수한 현상이자 존재다.

논리를 더 비약하자면, 부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그 능력을 찾아낸다면 아마도 그것을 ‘부자 유전자’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부자들만이 갖고 있는 유전자가 존재하는지 지금부터 그 실체를 찾아보려 한다

‘부자가 소수의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 소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았다는 얘기 아닌가.

보상의 크기가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큰 보상이 발생하는 지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상식적인 얘기지만, 나눠 먹을 것이 많은 경우에는 보상의 크기가 적어진다.

즉, 보상이 커지는 시점에 최대한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이 포인트다.

보상이 커지는 시점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패도 어느 정도 잘 들어와야 하고, 상대방이 설사를 해서 무임승차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고를 할지 스톱을 할지에 대한 적절한 상황 판단도 필수다.

앞의 요소들이 운運의 영역이라면, 상황 판단은 본인의 영역이다.

이런 식의 보상 메커니즘이 단순히 고스톱 판에서 작동하는 원리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렇지 않다

행위자 1은 운(?) 좋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는데, 그곳에 남들이 손대지 않은 설탕 더미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는 마음껏 이를 즐겼고, 결국 부자가 됐다.

반면에 처음 황무지로 나아갔던 행위자 2의 삶은 어떤 실험 결과를 낳았을까

첫째, 보상이 커지기 위해서는 경쟁자가 적어야 한다.

둘째, 경쟁자가 들어오기 전까지 빨리 차지해서 진입 장벽을 높여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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