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잘 안 됐을 때 상처받을까 봐 그러지"라는 엄마의 말이 진심인 걸 안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

상처받을 게 걱정된다면 미리 한계를 그을 게 아니라 "일이 잘 안 되더라도 괜찮으니까 일단 마음껏 해봐!"라고 응원을 해줘야 한다.

해보지도 않은 내게 미리 한계를 알려주는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열등감을 가진 사람이 되게 하는 길이다.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나만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굳어져버리고 만다.

내게 열등감을 갖게 하려면 단 한 사람의 허락이 필요하다. 그건 바로 나 자신이다

"한국인들이 거짓말을 잘하는 까닭은 머리가 좋기 때문이 아니라 잘 속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잘 속는 까닭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추수밭, 2016) 허태영 에디터 인터뷰 중에서

거짓말이 나쁘기만 한 것이라면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았을까

여기서 중요한 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지, 그 글이 훌륭하다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글이 그렇듯 첫 원고는 거칠고 투박했다.

내 이야기가 그의 말처럼 가치 없지는 않다고 생각했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원래 글이라는 건 저자의 생각과 경험이 기본 아니던가. 일상 이야기가 얼마나 의미 있는 소재와 주제가 될 수 있는데!

‘생계형 서평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금정연 작가는 책을 보는 것이나 글을 쓰는 것이나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비춰 이뤄진다고 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답변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누가 내 글을 혹독하게 평가하면 그 사람에게 우환이 생긴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 경험과 생각만큼 좋은 글쓰기의 재료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오직 나로부터 시작된다.

글을 쓸 때는 즐겁게 써야 하는데 ‘내가 한국 사람인데 한글 문장을 이것밖에 못 쓰나’ 하는 자책을 굳이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글을 쓸 때 내가 나를 표현하는 악기를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아니면 외국어를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이런 표현도 가능하고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싶으실 거예요.

돈 안 들이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잖아요, 글쓰기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자신을 표현하시려면 그런 생각으로 임하시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유유, 2016) 김정선 저자 인터뷰 중에서

잘 쓰고 싶은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괴로움을 끌어안은 채 글을 쓸 필요는 없다.

자책하며 글을 쓴다고 해서 글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오늘은 이렇게도 써봤다가 내일은 저렇게도 써보는 다양한 시도를 즐겁게 하는 것만이 글이 쌓이는 비결이라는 걸 그에게 다시 전하는 수밖에

행복을 다른 빛깔로 쓰는 건 참 어려워요. 그런데 불행이나 상처를 나의 이야기로 쓰는 것은 오히려 자기 개성이 저절로 드러나게 되거든요. 행복이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개성 넘치게 쓰는 게 훨씬 더 어렵고요. 나의 상처를 나만의 빛깔로 쓰려면 본능적으로 솔직해지면 돼요.

《월간 정여울 01. 똑똑》(천년의 상상, 2018) 정여울 저자 인터뷰 중에서

정여울 작가의 말처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최고의 팁은 바로 내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었다

좀처럼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꽁꽁 묶어두기만 하면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이 뒤엉켜버린다. 오랫동안 방치한 탓이다.

긴 시간 외면했기 때문에 힘든 감정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결심하고 글로 옮기다 보면 나중에는 제법 알아볼 수 있는 형체를 띤다. 좋은 글이 되는 순간이다.

나는 나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여행이 좋아졌다.

돈과 시간이 많아서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니라 여행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새로운 생각을 하는 나’와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에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내 머릿속을 바쁘게 만든 수많은 생각이 어떻게 갑자기 봄날 벚꽃처럼 팡팡 터지게 됐을까. 바로 매일같이 낯선 환경에 놓인 덕분이었다.

여행 중인 나는 날마다 다른 곳에서 잠을 잤고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들로 끼니를 해결했으며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화폐도, 언어도, 집도, 풍경도 전부 새로운 것들뿐이었다. 조금이라도 익숙해질 만하면 이동하는 것이 여행이었다.

삶의 모든 것들이 낯설어지다 보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내 안에서 쏟아져 나왔고 나는 그걸 글로 옮기며 여행을 계속했다.

원래 모든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단지 반복되는 일상 때문에 할 이야기가 없다고 착각할 뿐이다.

날마다 같은 집에서 잠을 자고 같은 회사에 출근해 같은 동료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 메뉴마저 익숙하다 못해 지겨운 음식을 먹는다. 하는 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내 생각과 콘텐츠가 확장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날마다 새로운 환경에 나를 놓아두는 여행을 떠나서야 할 이야기가 마구 생겨나고 그 덕분에 한 줄도 쓰지 못했던 글이 탄력을 받는 것이다

헤어스타일만 바꿔도 기분이 달라지는 게 사람이다. 그러니 뭐라도 새로운 일을 찾아 시도해보자. 그게 바로 인생의 여행이자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꿈과 열망을 적는 행위는 ‘사업 개시’ 간판을 내거는 것과 같다. 아니면 친구 일레인이 표현한 것처럼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선포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인 효과 말고도 목표를 적는 행위는 무척 과학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목표를 종이에 기록하는 것은 두뇌의 일부분인 망상 활성화 시스템을 자극하고 뇌의 그 특별한 시스템이 당신을 도와 목표를 이루게 하기 때문이다.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한언출판사, 2016) <꿈을 실현시키는 기록의 힘> 중에서

꿈을 적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라면 적지 말라고 해도 쓰고 싶다. 말하지 말라고 해도 툭툭 튀어나온다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그 답을 찾아가는 데 일기만 한 것도 없다.

자연스럽게 내 마음속 이야기를 쓰고 꼭 하고 싶었지만 삼켜야만 했던 말들도 쓰고 지나간 일들 중에서 아직도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일들도 꺼내놓다 보면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그려진다.

후회되는 일도 허심탄회하게 쓰다 보면 그때의 내게는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알게 된다. 지금은 아는 것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내가 그렇게 행동한 것이기에 후회할 필요도 없다.

나조차도 잘 모르는 나부터 찾아야 종이에 적어가면서까지 이루고 싶은 꿈도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이루고 싶은 꿈보다 나를 아는 게 먼저다. 좋아 보이는 목표를 적는 것보다 내 진짜 마음을 적는 게 먼저다.

사람에게는 생존을 위한 심리적 욕구가 있는데, 그게 바로 인정 욕구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생존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걸 확신하고 세상에 알리는 의미가 있는, 그것이 바로 인정 욕구고 인정 투쟁입니다. 인정을 받기 위해서 싸우는 투쟁인 거죠.

‘쓰고 싶은 이야기’와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다릅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부터 쓰는 게 아니라 ‘잘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우선이죠.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자기 삶의 현장 이야기입니다. 이게 어떻게 소설이 될까요? 있는 그대로 쓰는 건 안 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소설은 썸이다. 또한 롤러코스터다. 이 두 가지만 생각하시면 소설이 되는 것 같아요.

최복현 외 3인, 《좌충우돌 유쾌한 소설쓰기》(양문, 2017) 최복현 저자 인터뷰 중에서

내가 과연 그런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따기지 전에 그냥 닥치고 쓰고 싶었다.

한 사람이 다니고 두 사람이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다니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법.

‘원래’라는 것은 없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 양반은 원래 그렇고 천민은 원래 그렇다는 게 말도 안 된다면서.

실제로 민심은 천심이라고, 백성들의 마음이 모이면 시대는 변화를 수용하는 쪽으로 응답해왔던 것 같다. 변화의 속도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테지만

짧은 문장일수록 힘이 있고 리듬감이 살아난다.

쓸 때는 부족한 것 같은데 막상 눈으로 읽거나 소리 내서 읽으면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멋을 부리려고 꾸며주는 말을 자꾸 끌어다 쓸수록, 자연스러운 표현을 하고 싶다고 접속사나 부사를 주렁주렁 달수록 좋은 글과는 점점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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