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별 사람들이 어떻게 좋은 일이 일어나게 만드는데?"
"설명하기 힘들어. 우리가 좋아하는 지구인을 만나면 그 사람한테 갑자기 좋은 일들이 생기는 거야. 우리에게 잘해 줬기 때문에 상을 주는 거지."
"그럼 네가 낸시의 교통사고를 일으켰단 말이잖아."
태비가 말했다.
"그건 내가 원한 게 아니야. 하지만 좋은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 가끔 나쁜 일도 벌어지는 거야."
"예술은 네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지 표현하는 거야. 똑같이 보일 필요는 없어."
"근데 태비 언니를 똑같이 그리고 싶어."
"왜?"
"그럼 언니랑 언제나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
어쩌면 나쁜 게 아니라 괴로운 것일지도 몰랐다. 게이브가 많이 아파서 누나가 언짢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사람. 줄리엣과 햄릿한테 나쁜 일들이 생기기 전에, 마법의 숲에서 만나게 할 거야. 그러면서 운명이 바뀌는 거지. 희극이고 마지막에 누구나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야."
"전 아무 말 안 할게요. 적합한 말이 가장 필요한 상황에서 말실수를 하게 마련이거든요."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된 적 없어요."
"알아요.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고도의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린 여전히 소통하고 싶은 생각들은 뇌 속에 가둬 두고, 꿀꿀대는 거로만 표현하는 유인원에 불과하죠."
애초에 아빠를 기쁘게 해드린다는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였어요. 특히 자신이 글쓰기에 재능이 없다는 걸 알았다면 더더욱.
"당신의 인생이 있다는 걸 누나에게 보여 줘요. 어머니도 아셔야 해요. 어머니는 당신이 좀 쉴 수 있게 세인트루이스에서 누나와 지내시면 안 되나요? 아니면 어머니를 도와줄 사람을 고용하면 되잖아요. 누가 당신이 평생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고 정했나요? 그런 짐을 짊어지기에는 너무 젊다고요."
"새 둥지는 숱하게 봤지만, 찾으려고 했을 때 발견하니 훨씬 더 좋네요."
의도적으로 당신이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걸 방해하고 있다고요.
"전 아파요. 보통사람처럼 회복하고 제 갈 길을 갈 수가 없어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되겠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건지도 몰랐다.
아니면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내 몫까지 열정적으로 살아다오"라고 말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것도 아니면, 게이브에게 ‘회복하고 제 갈 길을 가는 것’에 대해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일지도…….
다 같이 달릴 때 얼사가 무섭다며 소리를 질렀지만, 천둥 번개와 함께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즐거워하는 게 느껴졌다.
"네가 원하지 않더라도 우린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 다 너를 위해서야."
"죽진 않았을 거야. 언니랑 태비 언니한테 말한 것처럼, 좋은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 나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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